첫사랑은 그렇다

중드 <서랍 속 비밀(암격리적비밀)> 리뷰

by JOO

나는 <서랍 속 비밀(암격리적비밀)>을 남주 '진철원(陈哲远, 천저위안)' 배우 때문에 보기 시작했다. <투투장부주(偷偷藏不住)>의 남주 '진철원'이 나오는 데다가 학원물 로맨스이기까지 하니 기대되었다.


다만, 입문하는 데 큰 방해요소는 진철원의 말라깽이 어좁이 몸.

아 정말 이렇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나를 용서해...


2023년작 <투투장부주>을 볼 때도 진철원이 말랐다고 생각했는데, 2021년작 <서랍 속 비밀(암격리적비밀)>에서는 정말 빼빼 말랐다. 그가 2년 동안 진짜 열심히 상체 운동을 해서 어깨를 키운 거란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서랍 속 비밀>에선 진철원이 교복을 입어도, 평상복을 입어도, 양복을 입어도 정말 정말 볼품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그래도 풋풋한 시절의 진철원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고딩 때 친구가 잘라준 앞머리(좌). 대학 입학 후(우)

그리고 또 다른 방해 요소는 못난이 여주였다. 내가 직전에 봤던 드라마들의 여주가 다들 예뻐서 그런가, 아니면 객관적으로 이 배우가 배우 치고는 안 예쁜 건가. 그러나 천상계들만 연애하란 법은 없으니 인간계 얘기를 다룬 거겠거니 하며 꾹 참고 봤다. 보다 보니 또 귀엽다. 그리고 여주가 대학 한 2학년쯤 되면 좀 예뻐진다. ㅋㅋㅋ



남주와 여주는 고1에 만난다. 두 집안이 서로 알던 사이라 대여섯 살쯤에 봤었고 고1에 재회한 것이다.


여주 '딩셴(丁羡)'은 시골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여 인근 도심의 명문 고등학교에 합격한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만만치 않은 곳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같은 중학교에서부터 올라와서 서로서로 잘 알, 방학마다 학원도 많이 다니며 학업 수준이 높다.


딩셴은 똑똑한 편은 아니지만 노력파다. 학원을 다녀본 적 없이 혼자 공부해 온 데다가 이 학교의 분위기를 전혀 모르다 보니 어려움을 겪는다. 안타깝게도 딩셴은 타인의 도움을 받으려기보다 고슴도치의 삐쭉 선 가시처럼 혼자 자신을 방어하려고 한다.


딩셴은 공부부터 농구, 게임 등 뭐든 잘하는, 특히 수학을 특출 나게 잘하는 천재 남주 '자오쓰웨(赵斯月)'와 짝꿍이 된다. 훗날 짝꿍인 자오쓰웨가 공부도 가르쳐주고 자오쓰웨랑 친한 친구들도 사귀면서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딩셴의 모습에서 난 어릴 적 내 모습을 떠올렸다. 자존감이 낮고 예민하면서 친구들이랑 잘 지내고 싶지만 한편으론 벽을 내세웠던 나. 게다가 고1 초에 전학을 오면서 이전 학교와 다른 분위기에 위축되기도 했었다. 내 곁엔 자오쓰웨처럼 멋있고 다정한 남자 짝꿍은 없었지만 (여고였다) 어쨌든 전학 오고 몇 달 후에 좋은 친구들도 사귀고 학교 생활에 적응을 하게 되었다.



<서랍 속 비밀>은 고등학생 시절 이야기인 전반부가 있고 대학 시절 이야기를 그린 후반부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전반부가 훨씬 재밌었다. 자오쓰웨와 딩셴은 서로에 대한 호감을 미숙하게 표현했다가 또 그 감정을 부정했다가 하는데, 그 과정이 공감 가게 잘 묘사되어 있다. 딩셴이 자오쓰웨랑 같은 반이 되고 싶어서 문과 대신 이과를 선택하는 부분에선 좀 답답했지만.


서브 남자와 여자 커플의 투닥투닥하는 모습도 아주 귀여웠다. 싸우다 정든다는 말이 딱 맞다. 이 둘이 옆에서 자오쓰웨와 딩셴을 많이 도와준다.

서브 남주와 여주. 얘네 귀엽다.


후반부 대학 시절엔 자오쓰웨가 집안일로 고난을 겪게 되면서 좀 흑화가 된다. 딩셴은 자오쓰웨랑 같은 대학교에 다니려고 재수까지 해서 결국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왔는데, 자오쓰웨가 딩셴을 밀어내려고 할 때 정말 짜증 났다. 하지만 딩셴의 굳건한 의지로 어쨌든 둘은 커플이 된다.


웃긴 건 대학생 커플인데도 고등학생 때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뽀뽀는 설렘 따위 없는, 거의 입술 박치기 수준이다. (ㅋㅋㅋㅋㅋ)


이 작품은 2021년 작이고 <투투장부주>는 2023년 작품인데, <투투> 찍을 때 남주 진철원 배우가 키스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서 여주 '조로사'가 진철원에게 한국 드라마 <도깨비>를 참고하라고 권해줬다고 한다. 결과물을 보니 매우 타당한 제안이었던 것 같다. <투투>의 키스신은 콩닥콩닥 설렘이 터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랍 속 비밀>에선 아직 철원이가 키스신을 찍는 법을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런데 또 어떻게 생각하면 어설픈 스킨십이 오히려 현실적이다. 첫사랑, 첫 연애란 어설픈 게 당연하다. 처음부터 능숙한 사람이 어딨겠나. 어설퍼서 귀엽고 풋풋한 거겠지.


넷플릭스에서 내가 최근에 본 중드 세 편을 간단히 정리하고 마무리하겠다.


- 작품에 대한 나의 애정도: 난홍(2025) > 투투장부주(2023) > 암격리적비밀(2021)

<난홍>이 분위기나 작품성에서 최고인데, 약간 어두운 분위기나 고구마 구간이 있어서 선뜻 추천을 못하겠다. 그래도 내 맘 속 1등 드라마!


- 타인에게 전반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 투투장부주 > 난홍 > 암격리적비밀

<투투장부주>에 대한 애정도도 적지 않다. 여고생의 짝사랑을 진짜 잘 그렸고, 이후 연애 장면에서는 입꼬리를 올리며 볼 수 있다.


- 학원물에 충실한 작품: 암격리적비밀 > 난홍 > 투투장부주

<투투장부주>와 <난홍> 두 작품이 과거와 현재를 섞어가며 구성했다면, <암격리적비밀>은 시간 순서대로 구성해서 보기가 좀 편하다. 학생 시절의, 연애 같으면서도 (지들은) 연애가 아니라는 간질간질한 썸 연출에 충실한 드라마다.


진철원 배우는 <투투장부주(2023)> 이후에도 운동을 열심히 했는지 지금은 매우 훌륭(?)하다.

얼마 전에 한국 아이돌 TWS랑 찍은 챌린지 쇼츠를 투척한다. (가운데 남색 옷이 진철원)

https://youtube.com/shorts/vNQVgoI_Bl4?si=ZESZvw9YUccNW0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