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육아 아마추어 '아빠 존의 눈물'겨운 이야기
글쓰기.
망설여졌습니다.
먼저는 부족한 저를 드러낸다는 것이 망설여졌습니다.
누군가의 귀감이 될 리 만무한 사람이
이렇게 글을 함부로 써도 되나 하는 생각이 여러 번 발목을 잡았습니다.
두 번째는 이미 싸이월드의 폐해(?)를 겪었던 제가
또 이불킥 하는 글을 남기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 망설여졌습니다.
싸이월드에서 도토리깨나 까먹은 제 또래들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잘하지 않는 이유는 이미 이불 몇 개를 해 먹었기 때문임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제가 팔랑귀이기 때문입니다.
제 처지를 들은 주변의 엄마들이 저를 부추겼습니다.
보통 남편들이 해외 파견근무를 하면 아내들이 따라오는데
저는 완전히 반대의 케이스였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하고
아빠가 따라와 두 딸을 돌보는 제 상황이 신선하다, 재밌다며
제게 헛바람을 넣으셨습니다.
아아, 어쩌면 저는 제 아내를 비롯한, 제 처지를 고소해하며
거기서 야릇한 다소의 만족을 느끼는 악마들의 꼬드김에
넘어간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니겠죠... 진심으로 응원해 주시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저 부족한 제가 또 하나 핑곗거리를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렇게 용기를 내는 가장 큰 이유는
혹 저와 같이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남편 분들께 조금이나마
용기와 희망, 그리고 위안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결코, 같이 죽자는 마음이 아닙니다.(진짭니다)
모두의 현실이 같을 리 없지만, 단언컨대 한 번 해볼 가치는 충분히 있습니다.
(제 경험상은 그랬습니다.)
비록 얼떨결에 아내에 휘둘려 육아휴직을 쓰고
두 딸을 맡게 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다시 오지 못할 이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가를 깨달았습니다.
그걸 글로 잘 표현하고 싶은데 제 재주가 부족해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