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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AGE May 02. 2024

너의 하루는 네가 선택하는 거야

I 엄마 이야기



써니가 무서운 꿈을 꿨다며 울면서 일어난다.


선생님이 두 명이 죽은 척을 해야 한다고 하며 "죽어라"라고 했는데 두 명이 정말로 죽었다고.. 자기는 죽는 게 싫다고 아침부터 눈물바람이다.


귀엽다는 생각 반, 아침부터 이러면 곤란한데 싶은 걱정 반으로 꿈 이야기를 들어주고 무서웠겠다며 안아주었다.


"그래도 그건 꿈이니깐 다행이다. 그렇지?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절대 안 일어나거든~"


오늘도 늦게 출발.

가는 길에 계속 표정이 안 좋다. 갑자기 꿈 생각이 나서 무섭단다. 학교 가서도 그러면 어떡하냐 걱정한다.




"꿈이 엄청 무서웠나 보네..

근데 누구나 무서운 꿈도 꾸고 아프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고 그래. 그렇지만 거기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야.

꿈이어서 다행이다 생각하고 네가 다른 행복한 일을 찾고 즐기면 그게 너의 하루가 되는 거야.


오늘은 지나면 다시는 안 오는 시간이야.

오늘 하루를 계속 꿈 생각만 하면서 슬프게 지낼 건지, 아니면 잊으려고 노력하고 즐거운 것을 찾아서 너의 하루를 행복하게 보낼 건지는 네가 선택할 일이야."


울먹이는 표정의 아이를 교문으로 들여보내고 한참을 서 있었다. 위로와 공감만 더 많이 해주는 게 좋았을까 살짝 후회가 되었다.




'이건 너에게 하는 말이지만 나에게도 하는 말이다.'


도 그렇다. 때로는 아이들 걱정에, 내 걱정에 우울하고 염려가 될 때가 있다.


무거운 마음으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줄 때면 혼자서 씩씩하게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고 한없이 걱정이 올라온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늘 씁쓸한 마음을 품게 다.


그런 마음에 몰두하느라

지나면 다시 오지 않을 이 시간을 불행하게 흘려보내는 건 어리석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한다.


걱정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일은 과감하게 내려놓는다. 즐거운 일을 찾아 행복으로 하루를 채우는 것을 선택한다.



오후 두 시, 환한 표정으로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써니를 꼭 안아준다.


역시 너도 행복한 하루를 선택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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