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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AGE Apr 14. 2024

두유 원트 미션 투게더?

E 아이 이야기


작년 겨울, 가족 여행으로 비발디 파크를 다녀왔다. 아이들은 야외 눈썰매장도 좋아하지만 이곳에 있는 키즈카페를 더 좋아한다. 여행 마지막 날, 체크아웃을 하고 또다시 앤트월드로 향했다.


오픈런을 해서 그런지 아이들이 거의 없었다. 같이 들어온 두세 살 정도로 보이는 동생들이 있었는데 써니가 그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다니면서 놀아 준다.




나와 미션놀이를 하며 놀고 있는 중이었다.

외국인 여자아이가 써니에게 다가오며 "Can I play with you?" 하고 물어본다. 영어권 아이는 아니었고 동남아 어딘가에서 온 것 같았다.     

     

그러자 써니가 "두유 원트 미션 투게더?" 더니 같이 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나는 멀리 떨어졌고 아이들은 미끄럼틀을 타고 신나게 내려갔다.          


무슨 이야기를 하나 궁금해서 몰래 따라다니며 대화를 들어보았다. 반은 맞는 영어, 반은 못 알아듣겠는 영어로 열심히 대화하며 뛰어논다.     

처음 보는 친구와 동생에 이어 이제는 외국인 친구까지 사귀어버리는 아이의 친화력에 다시 한번 놀란다.

                    

모르는 단어는 와서 물어보기도 하고 저 친구도 8살이라 진짜 친구였다며 얘기도 해준다. (너는 외국 기준으로는 7세란다..)     

     



나는 학교 정규과정에서만 영어를 10년 넘게 배우고 심지어 캐나다에 어학연수까지 다녀왔다.


언어는 많이 말을 해야 실력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시험 결과는 좋지만 회화 실력은 안 좋다. 한국어로 말하는 것도 쑥스러운데 영어는 더 수줍었다.


써니의 영어공부는 아침에 집중 듣기 20분, 좋아하는 영어 DVD 시청 60분 정도가 전부이다. 2년째 유지 중이다.


나보다 회화 실력이 좋은 것 같다. 뭐든 일단 말하고 본다. 틀릴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그러니 자신감이 느껴진다.


즐거운 마음이 고스란히 친구에게 전해졌다.




비슷한 시간에 퇴장을 해서 긴장했다. 친구랑 같이 가고 싶다고 해서 당황했지만 다행히 길이 달랐다. 외국 아이 엄마와는 가볍게 목례만 하고 헤어졌다.


어학연수를 보내줘도 아깝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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