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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AGE Apr 16. 2024

내 엄마가 이거 했으면 좋겠는 사람 손!

I 엄마 E아이 이야기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니고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엄마도 바빠진다. 각종 발표회나 야외 소풍, 학교 공개수업에 불려 다닌다.


선생님의 입에서 늘 등장하는 단골 문장이 있다.


"내 엄마나 아빠가 깃발 들었으면 좋겠는 사람 손~"

"내 엄마가 이거 읽었으면 좋겠는 사람 손~"

 

아이들과 구경 가는 마술쇼나 심지어 교회 행사에서도 늘 엄마가 소환된다.


"내 엄마가 앞에 나와서 했으면 좋겠는 사람 손~"

"어른들 중에 누가 맞춰보세요"


아이는 반사적으로 손을 들고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제발 그러지 말라는 답신을 어색한 미소로 보내보지만 아이는 손을 더 높이 들뿐이다.






어른들의 모임에서도 가끔 한 명을 지목해서 질문을 하거나 무언가 시킬 때가 있다. 오프라인 모임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익숙해진 줌(Zoom) 모임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다. 


그 한 명에 선정되지 않기 위해서는 가장 클래식한 방법이 가장 효과가 있다.

눈 안 마주치기. 필기하는 척하거나 분주한 척하거나 그 타이밍에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그래도 눈길 피하시는 분들! 하면서 시키는 사람이 있다. 매정하시긴..



요즘 아이들도 교회 소그룹 모임을 줌에서 할 때가 있다. 누군가 한마디를 하면 써니는 계속 대화를 시도한다. 나는 옆에서 음소거를 누르기 바쁘다.

마침기도 할 사람을 자원받는다. 역시나 1초도 안 돼서 써니는 손을 번쩍 든다.


아이의 자신감, 당돌함, 당당함이 부럽다.






오늘 읽은 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어린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를 즐긴다. 이것저것 만져보고 찔러보며 끊임없이 질문한다. 나름대로 실험을 통해 그렇게 세상을 배워간다.
...하지만 자라면서 이런 태도는 현저하게 줄어든다... 학교에서는 정답을 말하고 똑똑하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린다.... 괜히 나섰다가 질타만 받는 일이 생기곤 하니 좀처럼 많은 것을 시도하지 않는다.
<빠르게 실패하라> 中


우선 미국 아이들도 한국 아이들과 비슷하게 자란다는 점에 놀랐다. 그리고 자라면서 이런 태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도 시키면 할 테니 부디 계속해서 손 번쩍 드는 아이로 자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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