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 IVP, 2021
이번 연휴 기간 가장 보람 있는 일은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박영호, IVP, 2021)를 읽은 일이다.
초대교회 교인들은 어떤 사회적 계층이었나?
당시 조직들과 초대교회는 어떻게 닮았거나 다른가?
당대 가부장적 사회 질서 속에서 교회의 의미는 무엇인가?
초대교회에서 여성의 위치는 어떠했는가?
당대의 노예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초대교회를 잘 알 수 있을까?
바울은 어느 정도 엘리트였고 당대 그리스도인의 교육수준은 어떠했을까?
그들의 예배 방식은 어떠했나?
초대 교회에 가해진 핍박의 실체는 무엇인가?
그간 초대교회에 대한 오래된 선입견을 상당히 극복할 수 있었다.
저자의 박사논문([에클레시아], 새물결플러스, 2018)에 장대히 펼쳐졌을 당대 사회에 대한 천착에 힘 입어
이 신작에 초대교회의 모습이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천막을 지어 생활비를 벌면서 사도의 역할을 하던 바울의 땀냄새가 나고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넓지 않은 집에 모여 졸음을 참으며 말씀을 나누던 정경이 펼쳐지고
높지 않은 교육 수준이지만 주님의 뜻, 하늘나라의 진리를 이해하기 위해 지적 성취를 이뤄나가던 열기가 느껴지고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당대의 한계 속에서도 새 길을 모색하던 고뇌가 아름다웠다.
다시, 21세기, 팬데믹의 상황 속에서 교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많은 시사점을 얻었다.
사랑과 평화라는 신앙의 본질에 집중하는 교회,
그것을 시대의 정신으로 실현하기 위해 애쓰는 교회,
주님의 말씀에 다가가기 위해 치열히 공부하는 교회라는 비전이 떠오른다.
교회를 향한 희망을 되새기게 하는 좋은 책이다.
이제 우리나라가 더이상 신학의 변방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