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고궁박물원에서 가려 뽑은 옛 물건 18
북경 자금성 안에 있는 고궁박물원에 소장된 유물이 186만 점.
하루에 5점씩 본다고 치면 천 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 책은 그 유물 중 일부를 소개한 글이다.
그 많은 유물 중에 어떤 것을 소개하고 어떤 것에 방점을 찍어야 하나?
저자가 쓴 방법은 시대 정신을 압축하여 보여주는 주요 유물, 옛 물건을 골라내는 것이었다.
하-상-서주-춘추시대-전국시대-진나라-서한-동한-삼국시대-서진-동진/십육국-북조/남조-수나라-당나라-오대십국-북송-남송-원나라-명나라-청나라
이렇게 이어지는 시대에 따라, 하.상의 청동기로부터 청나라의 창의에 이르기까지,
물건 하나에 담긴 시대와 인물과 관련 상식과 예술을 깊이 고찰하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런 영리한 서술 방식 덕분에
박물관이 소장한 전체 유물의 수에 비해 너무나도 적은 옛 물건을 다루면서도 중국의 전체적인 역사와 시대 정신을 드러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문장은 유려하고, 유물을 통해 시대를 들여다보는 시야는 깊어서 중국 문화, 나아가 동아시아 문화 전통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어떻게 한 물건을 통해 그리 넓고 깊게 얘기할 수 있는지.
이 책을 읽고 다시 중국의 옛 물건들을 만나게 된다면 만남의 수준이 달라질 것 같다.
다만, 책의 내용을 충분히 음미하려면 중국의 시대 구분을 따라가면서 각 나라의 특성을 구분할 정도의 사전 지식은 필요해보인다.
모처럼 오래된 것의 매력에 빠지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