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 지옥일까 천국일까? 파졸리니의 영화가 생각나서. 아니 그렇게 거창하고 센 거 말고 소소하면서도 순수한 열정이 있는 관계 ㅡ 이것이 이상이다. 현실에 부재하므로 ideal의 영역 속 동화로 남겨두지. 언젠가는 그 동화가 잔혹동화가 되어.. 아니 이건 아니고. 암튼 한 가닥의 희망을 마음 속에 남겨두어본다.
사실 살면 살수록 돈과 배경이면 다 된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그게 아니라 믿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마을에 전해지는 전설처럼 일부 존재한다. 이런 우리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그도 정 안되면 칼춤이라도 휘두르며 살아있어야지. 타인을 해치진 않겠으나 나를 해치게 두진 않으리.
요즘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는다. 문학에서 담는 정서와 우리의 일상 속 글이 담는 정서의 격차가 점점 벌어진다. 도시의 소음이란 대단하고 자본과 욕망의 목소리는 짧고 강력하다. 길고 진지한 목소리들은 산채로 매장당하지.
이럴때 글쟁이는 음악쟁이는 환쟁이는 다들 무엇을 해야하나요. 다양한 영역의 아티스트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나오는 모양이다. 고가의 상품이 되었다가 어느샌가 쓰레기가 되어 버려지는 시장 구조에 복속되어야만 잠시라도 살아남을 수 있지. 그마저 되지 못한다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셈이 되어버린다. 모든 것이 상품. 짧고 강력하게 후려치는 한 방이 되어야 그 순간을 산다. 하지만 그 찰나의 생을 위해서만 살지는 않으리.
야밤에 책장을 뒤적이다 적적해서 끄적여봄.
20140124 새벽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