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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지 Mar 26. 2020

Aloha got soul의 Roger bong 인터뷰

하와이 로컬뮤직 씬의 오래된 미래를 만나다.


하와이, 하면 생각나는 장면은 보통 훌라 댄스에 하와이언 뮤직이겠죠. 들으면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우클렐레 사운드, 혹은 특유의 슬라이딩을 활용해 루즈함을 한껏 뽐내는 슬랙키 기타 사운드 말이죠.

하지만 하와이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원주민의 폴리네시안 문화, 이후 서양인에 의해 발견된 후 사탕수수 농장 등의 개척으로 인한 근대화(이때 값싼 노동력을 일본 및 다양한 지역에서 불러모으게 됩니다)가 얽힌 태평양 한가운데 멜팅팟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주민, 아시아 지역 이주민, 미 해군, 관광객 등이 뒤섞이며 하와이는 여러 인종이 혼합된 복합적인 섬이 되죠.


여행 기반의 경제로 유지되는 하와이의 엔터테인먼트 세계는 그보다 더욱 다채롭답니다. 60년대서부터 하와이는 미국 본토의 여행객들에게 휴가지 1위로 손꼽히며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진주만의 아픈 역사를 뒤로 하고, 1964년 일본 여행 규제 해제를 하며 70년대 일본 자본은 하와이의 주요소득원이 됩니다.


아무튼 음악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이렇게 다양한 관광객들의 수요로 인해 하와이의 엔터테인먼트는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들이 뒤섞이게 되죠. 매년 하와이를 꾸준히 방문하다보니 문득 궁금해집니다. 하와이의 젊은 로컬들은 어떤 음악을 소비할까 궁금하기도 했고, Blue note Hawaii도 방문해보았지만 대부분 관광객 타깃의 유명 음악인들을 초청하고 있었습니다.


동시대의 하와이 로컬 음악씬은 어떤 모습일까? 너무 궁금해집니다.

하와이의 와이키키가 서울의 강남역+명동+홍대라면

뭐랄까 하와이의 을지로나 한남동, 연남동도 있지 않을까, 라는 거죠.


그러다가 알게 된 레이블이 바로 하와이의 Aloha got Soul 입니다. (이 레이블을 제게 처음 알려준 사람은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일본인 뮤지션인 하세가와 요헤이상이었고요. 다양한 나라의 음악을 수집하는 그답게 좋은 추천을 해주셨습니다.)



Aloha got soul: a honolulu based record label specializing in rare and relatively unknown music of Hawaii https://alohagotsoul.com/


Aloha got Soul의 아래 컴필레이션은 이미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다들 아시겠지만, 저의 갈증을 해소시켜준 존재입니다. 휼륭한 AOR 앨범이니 꼭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https://alohagotsoul.bandcamp.com/album/aloha-got-soul-soul-aor-disco-in-hawai-i-1979-1985




Interview with Roger Bong
그리고 드디어, 2월 Aloha got soul의 수장 Roger Bong을 만났습니다.


Hi, Roger! 그가 직접 말하는 레이블, 그리고 하와이 음악의 정의



Let's talk about your lable and Hawaiian music.image meets Roger Bong(Aloha got soul)



1. Aloha Got Soul을 알려줘요!


알로하갓소울은 호놀룰루 기반의 음악레이블입니다. 이제 5년차에 접어들었죠.

주로 70-80년대 하와이 로컬 음악에 대한 많은 리이슈를 진행중입니다. 새로운 음악 발굴도 하고 있어요.

사실 저는 하와이가 아니라 시애틀에서 태어났어요. 하와이와 어떤 관계도 없는 사람이었죠. 제가 8세때 아버지가 하와이에 직업을 갖게 되면서 하와이에서 자라게 됐죠. 그래서 사실 시애틀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어요. 너무 어릴 때라서요.


2. 근데, 알로하갓소울은 하와이언뮤직을 어떻게 정의하나요?


하와이에는 다양한 음악들이 존재합니다. 하와이언뮤직을 엄격하게 정의하자면, 하와이 언어로 된 음악이겠죠. 이 아일랜드의 음악을 조금 더 넓게 정의하자면, 이 곳의 음악은 Location 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요. 하와이 사람들에게 산, 바다 등의 로케이션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예요. 그렇게 흔히 알고 계신 하와이 언어로 된 전통적인 음악이 있고요.


그 외에도 조금 더 파퓰러한 음악으로 넓혀보고 싶어요. 아일랜드 팝, 레게(레게의 영향을 받았지만 자메이칸 레게는 아니예요)가 있고. 하지만 저는 그 외의 음악들에 포커싱해요.재즈, 펑크, 소울, 힙합,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가 다 있죠. 결국 이 하와이 음악을 하나로 묶는 특징이라면, 하와이 특정 지역에서 영감을 받아 노래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그 대표적인 추천곡을 하나 들려드릴게요. Kaho'olawa song입니다.

Aloha Got Soul - 08 Kaho'olawe Song                            

https://ags.disco.ac/track-new/28831264?user_id=168822&signature=h46iqu4-HMDZO4X-v5N3nYn_4uo%3Aashs6mnn

Kaho'olawe 란?
이 지역은 하와이를 이루는 8개의 섬 중 가장 작은 섬입니다. 물 부족으로 인해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았죠. 마우이섬의 남서쪽이자, 라나이섬의 남동쪽이죠. 2차 세계대전때 이 곳은 미군이 트레이닝하는 지역이기도 했어요.긴 반대운동 끝에 미 해군은 1990년 훈련을 종료하고 이 모든 섬은 하와이 섬으로 1994년 반환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이 지역은 하와이 원주민만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무엇이 당신을 하와이언 뮤직의 컬렉터, 제작자로 이끌었나요?


하와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리건의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게 됐어요. 그때부터 다양한 R&B 음반들을 모으기 시작했죠. 고향에 대한 그리움(Homesick) 을 갖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DJ.Muro라는 일본 DJ의 하와이 음악 믹스셋을 듣게 되었죠. 그때부터 하와이언 뮤직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같이 들어볼까요?

https://alohagotsoul.com/2010/08/02/dj-muro-hawaiian-breaks/


4. 이 레이블의 메인 포커스는 리이슈 및 뉴뮤직 발굴일까요?


이것이 메인 포커스가 맞습니다. 지금 제가 프로듀싱하는 음악도 3,40년이 지나면 Old Music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렇다. 컨템포러리가 클래식이 되는 것.) 그래서 리이슈와 새로운 음악의 프로듀싱의 중요도는 같다고 할 수 있어요.

이제 LA에도 카운터파트가 생겨서, (DJ이자, 하와이 음악의 방대한 컬렉터이기도 한) 그가 본토의 다양한 올드 스쿨 뮤지션 음악을 디깅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사이에 뉴뮤직 프로듀싱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고요.

https://www.instagram.com/p/B9h8tWED41G/?utm_source=ig_web_copy_link

https://www.instagram.com/p/B9h8tWED41G/?utm_source=ig_web_copy_link


5. 그래서 당신은 리이슈 뿐 아니라, 로컬 뮤지션들에게 음반을 낼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는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거군요. 어떤 기준으로 프로듀싱할 뮤지션을 찾나요?


뮤지션의 목적, 무엇을 위해 음악을 하는지가 중요해요. 예술적인 표현을 위해 음악하는 사람인 것이 중요합니다. 돈을 벌고, 라디오에 나가고, 유명해지고 싶어서 음악을 하는 사람보다는요.


제 목적은 이렇게 특별한 New music (리이슈가 아닌)이 하와이에서 왔다라는 것, 그리고 어느 다른 지역의 음악과 같이 들어도 퀄리티가 다르지 않고 좋다는 것이 중요하고요. 하와이는 사실 작은 커뮤니티이고, 세계와 단절된 느낌이 있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LA, 뉴욕, 도쿄 등 다양한 곳을 다니면서 로컬 음악을 듣고 교류하려고 노력합니다. 인디 레이블로서 한 장소에 정체되어있기보다는 글로벌 교류를 지향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6. 특히 일본과의 교류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일본 뮤지션들과는 어떻게 교류를 시작했나요?


카카아코(*아티스트 레지던시, LP숍, 요가스쿨 등 오아후 섬의 젊은 로컬 문화를 볼 수 있는 도시재생지역) 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음반 가게를 가는데, 갑자기 옆 자리 주차장에서 한 일본인이 "오, 실례지만 당신이 알로하갓소울이요?" 라고 묻더라구요. 바로 밴드 YOUR SONG IS GOOD의 프론트맨이었죠. 준 사이토(Jun "JxJx" Saito) . 저는 그를 바로 알아봤습니다. 이미 서로 인스타를 팔로우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가 일본 음악계와 많은 교류를 할 수 있게 도와주었고요. 2017년 경에 와이프의 대학 졸업여행을 일본으로 가게 됐는데, 그 때 준 사이토에게 연락해서 'Soul Time In Tokyo' 파티를 만들 수 있게 되었어요. (Aloha got soul의 파티 이름으로 'Soul time in Hawaii'를 쓰고 있다.)

https://alohagotsoul.com/view/your-song-is-good-coast-to-coast-ep-ags-12001/


7. 새로운 음악을 제작할 때는 프로듀서로서 의견을 어떻게 내는 편인가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상황, 그리고 퍼스널리티가 모두 다르므로 그때마다 다릅니다. 다만 제게 중요한건 상호 존중이 있어야 한다는 점. 저는 DJ로도 활동하지만 제 귀는 기본적으로 창작자라기보다는 리스너로서의 귀이기 때문에, 음악 플레이어나 작곡가와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8. 사실 제가 느끼기에 하와이는 필드 레코딩하기 너무 좋은 곳 같은데요?


맞습니다. 그리고 필드레코딩은 하이킹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하하)

Kit Ebersbach라는 뮤지션이 하와이에서 이걸 해요. 그는 매주 하이킹을 가서 레코딩하는데, Aloha got soul 과도 함께 작업하고 또 하와이언에어라인을 위한 라디오 음악 채널의 프로그래머이기도 하죠. 그는 정말 많은 분량의 필드레코딩을 갖고 있고, 곧 디지털 앨범으로 릴리스할 예정입니다. 정말 coming soon!

https://youtu.be/uPIaPoIlf40

(현재 순차적으로 Youtube와 Bandcamp에서 사운드들이 공개되고 있다.)

사실 오아후(호놀룰루, 와이키키가 위치한 섬이름)는 소음이 많아요. 2년 전에 나는 온라인 라디오 스테이션을 했었는데, 전시를 포함한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필드레코딩이었죠. 알다시피 많은 사람들이 하와이를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물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름답지 않은 부분도 당연히 있지 않나요? 이 곳의 경제가 투어리즘에 기반해있다보니, 언제나 아름다운 지상낙원, 파라다이스라는 부분만 강조하는 게 아닐까해서요. 그래서 사람들이 하와이를 생각할때는 와이키키, 다이아몬드헤드, 아름다운 바다를 생각하는데 사실 와이키키에 실제로 와서 눈을 감고 소리를 들어보면 아름답지가 않다는 걸 알았으면 했죠. 차도 많고, 홈리스들도 많고. 그래서 와이키키에서 필드레코딩을 하고 인스톨레이션을 해서 작은 옷장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암전상태에서 이 와이키키의 소음을 들어보는 작업을 했습니다. 실제로 하와이의 자연은 아름답지만, 사운드는 어떠한가? 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었습니다.



9.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우리 레이블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죠. 젊은 뮤지션에게 공연할 기회도 주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음반도 소개하는 그런 공간이요. 그리고 더 큰 꿈은 더 많은 팀을 갖는 것입니다. 지금은 모든 것을 저 혼자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팀으로 일하게 되는 걸 목표로 합니다. 알다시피 지난 몇 년동안 알로하갓소울은 그냥 저였어요. 모든 일을 혼자 다 하는 것보다는, 집중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가 디제잉을 할 때조차 저는 진행을 하고 기록 사진을 찍고 하느라 정작 제 사진은 없으니까요(웃음) 더 많은 일을 펼치고 싶어요. 저는 이 곳 하와이 오아후 섬에 있지만, 어제도 LA에서 알로하갓소울의 파티가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이미지) 하와이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Aloha got soul을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Aloha got soul은 서울에 image meets sound라는 팀을 갖게 되었네요. 마찬가지로 서울, 한국의 음악씬을 하와이에 소개하고 싶기에 상호 교류의 기회를 곧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터뷰/취재 이미지


2020.02.21



(Image meets Aloha got soul's Founder Roger 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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