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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지 May 26. 2020

베트남의 지속가능한 패션브랜드 'Kilomet109'

수공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로컬 공동체의 맥을 잇는 패션디자이너


젊은 인구 비율이 높고 변화가 빠른 베트남에서 수공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로컬 공동체의 맥을 잇고자 노력 중인 젊은 디자이너 'Thao Vu'를 만나다.


베트남에는 수백 개의 소수민족과 공동체가 존재합니다. 소수민족의 어느 공동체에서 자라난 부타오(Thao Vu)는, 하노이에서 자신의 브랜드 'Kilomet 109'를 런칭해 운영하고 있는데요.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라는 공통점을 갖고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래코드와 많은 부분이 닮아있었습니다. 

부타오는 열매, 식물, 뿌리를 활용하여 천연 염색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지속되어온 여러 전통 방식들을 이어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녀는 고향과 하노이의 거리인 109 킬로미터를 브랜드 명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하노이에 위치한 아뜰리에 겸 그녀의 집 1층에는 다양한 열매, 나뭇잎, 뿌리 등의 원료와 함께 베트남 각지의 공동체에서 수집한 전통 옷들도 수집되어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그녀와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Q. 지속가능한 패션이란 무엇인가요? 


부타오: 우리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패션은 재료, 원료로 한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베트남에서 몇 백년간 지속되어온 방식들이 지속가능한 가치사슬(Value chain)인지, 또 공개가능하게 투명한지 등이 중요하지요. 


이러한 일들은 매우 어렵지만 우리는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아직 작은 규모이지만 규모를 더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패션은 그 나라의 역사(Context)를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로, 베트남은 패션 산업의 최대 생산국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젊은 세대에게는 다양한 일자리 기회를 주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패스트패션의 생산이 야기하는 다양한 오염의 영향도 받게 되지요. 2주마다 새로운 컬렉션을 주문하고, 또 버려버리는 거죠. 

더하여, 이 전통적인 테크닉들, 전통적 옷들의 가치를 보존하는 것도 지속(sustain)의 한 축입니다. 예로 한국의 한복처럼, 베트남의 전통적인 옷들은 문화적 다양성을 가진 흥미롭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베트남 커뮤니티의 젊은 세대들은 이러한 전통적 아름다움으로부터 떠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실제로 공동체 마을로부터 큰 도시인 하노이로 일자리를 찾아오면서 더 이상 과거의 한복 같은 전통 옷을 입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음세대에게 이 좋은 전통을 전달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다른 대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억지로 이사가지 않고도 원래 살던 곳에서 일하고 경제적 소득을 얻으며, 전통적 지식을 다음 세대에 전수할 수 있도록 소득과 연계한 구조를 만들어야 하지요. 


뉴욕, 서울의 사람들은 이미 저렴한 패스트 패션 대신 할아버지 세대의 질 좋은 옷을 빈티지로 생각하고 사는 경향이 있잖아요. 할아버지 할머니 시대에 만들어진 좋은 디자인과 퀄리티의 옷들이 오래 가치를 갖듯이, 우리의 디자인도 그런 옷을 지향합니다. 

그래서 킬로맷 109의 철학은 지속가능성과 보존도 중요하지만 또한 '디자인' 역시 패션브랜드로서 중요하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의 한 파트로서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결국 디자인 국면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죠. 베트남의 가장 전통적이고 핵심적인 방식을 쓰면서도, 우리는 매우 모던한 디자인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세계적으로 많은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들이 이미 존재하는데요, 원료 소싱부터 최종 단계에 이르기까지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소셜미디어에 그 과정들을 비디오, 사진 등을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투명해진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지요. 왜냐면 어느 부분에서든 아웃소싱을 하게 되고, 파트너의 파트너 등까지 관리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생산자들과의 다이렉트로 일을 하며 직접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투명해지기 위한 노력(being transparency )이기도 하고요. 


요즘은 고객들이 옷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하게 되면서 이러한 전체적인 스토리가 중요해졌는데요. 이 스토리가 상품의 뒷편에 있을 때 고객들과 소통하기 수월했습니다. 단순히 보기 좋은 것 뿐만 아니라,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고객 같은 경우에도 어떤 소비자들은 공정 무역, 어떤 분들은 사회적인 참여나 로컬에 대한 서포트에 대한 부분 등 옷 자체의 기능뿐만 아니라 이 옷이 갖고 있는 다양한 국면을 생각하여 구매를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Thao Vu (부 타오)


Profile

- 2008~2010: 수석디자이너 및 QC매니저 at Victoria Roe

- 2010~2012: 시니어디자이너 및 QC매니저 at A.D.DEETRZ

- 2012~2014: 런던패션칼리지 하노이 캠퍼스 디자인 강사

- 2012~현재: 설립자 및 디자이너 at Kilomet109


사진: 조남룡 포토그래퍼 

취재: 이미지

어레인지 : K.O.A 유동주 


킬로맷 홈페이지 ▼

Welcome to Kilomet109 - Vietnam's slow and ethical fashion brand based in Hanoi

Kilomet109 is Vietnam's eco-fashion brand founded by fashion designer Thao Vu. Using raw ingredients from northern Vietnam and small batch traditional weaving methods, Kilomet109 is pioneering the slow fashion movement out of Hanoi.


kilomet109.com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래코드의 블로그 및 시리즈 매거진에 기고한 글입니다. 2월 베트남 캠페인 촬영 출장을 기획하며, KOA가 몽골 뿐 아니라 베트남과도 협력하고 있음을 알게 되어, 한베디자인센터(하노이 소재)에서의 래코드 강연 및 Kilomet109 쇼룸 및 대표디자이너의 작업실 겸 집에 방문하여 취재도 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일정은 아주 타이트했지만 온전히 집중하여 함께 일한 시간이었기에, 한국으로 돌아와 녹취를 풀면서도 Kilomet109 의 부타오씨 말들에 고개를 끄덕이며 아주 즐거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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