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피
밖에 있는 중..
정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정아의 목소리는 다급하기도 불안하기도 했는데,
이유는 고도가 다쳤단다
언젠가 고도 녀석이 젖병을 울타리 밖 신발장으로 던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깨어진 유리 조각 중 하나가 소파 아래쪽으로 들어가 치워지지 않았었나 보다.
그 위치는 울타리와 소파가 겹쳐지는 부분이었는데,
고도 녀석이 들어가지 못하게끔 울타리 밖에 유모차 등 무거운 것을 받쳐놓아
혹시나 고도가 신발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해둔 곳이었다.
아마도 이날은 녀석이 작심하고 이 곳에 들어갔던 것 같다.
소파 위를 올라 한쪽 발을 비집어 넣고, 몸의 무게로 눌렀을 거라는 게 내 추측이다.
조금 크더니 이래저래 호기심도 모험심도 강해져서 짜증도 사고도 늘었다.
여하튼, 고도는 소파 아래의 유리 조각을 발견했고, 그 조각을 집다가 손을 베었다.
그리고, 피가 뚝뚝 떨어졌는데, 놀란 정아는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몰라했다.
아래 사진은 깨어진 유리 조각과 고도의 피다.
사고 당시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고도의 손가락도 촬영했다.
손이 베인 자국.
고도 녀석에게는 태어나 처음으로 피본 사건이다.
(물론 그전에도 머리 위가 까지긴 했지만, 상처가 미미하고, 본인이 볼 수 없기에 그건 예외로 친다.)
사진을 찍고 나서도 정아는 마음 아파했다.
고도가 손을 다쳤을 때
피는 계속 흐르고,
소독약은 없고,
당황한 정아는 연고를 바르고 밴드를 붙였지만,
고도 녀석은 계속해서 밴드를 떼어냈다.
이 상황은 몇 차례 계속되었고,
결국 정아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이 상황을 해결한다.
바로 붕대를 감고 양말을 입히는 것이었다.
희한하게도 이 녀석 양말을 입히는 순간
손에서 신경을 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생각하는데, 그 모습이 무척이나 신기했다.
불편했을 텐데.. 가려웠을 텐데..
녀석 아무렇지 않게 행동한다.
#정아의 필승법은 통했다.
아기는 다치면서 큰 거야 라고 말했지만, 또 경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