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꺼

고도를 기다리며.. NO.269

by 고태환




요즘 고도는 사물에 주어를 붙여 말하기 시작했다

가령 집에 있는 책은 "아빠 책" 이라고 말하고 정아의 옷을 집고는 "엄마 옷"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고도는 스스로를 "아기"라고 지칭하는데 탈 수 있는 장난감 자동차는 "아기 빠방"
밥 먹을 때는 "아기 밥" 이라고 하는 등 사물에 소유주를 붙여 부르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본인의 사물
그러니까 '아기꺼'에 대한 애착이 강해졌다

얼마 전에는 고도의 할머니(내 어머니)가 작은 빨간색 우산을 주며
"아기꺼"라고 지칭해 주었는데
그 뒤로 고도는 그 우산을 "아기 우산"이라고 지칭하며
날씨와 상관없이 밖을 나갈때면 늘 우산을 챙겨 나가고 싶어한다







춘천에서 고도의 할머니(고도는 "할미"라고 부른다)가 고도의 손을 잡고 동네 슈퍼에 갔다
바나나 우유를 사주기 위함이었다

슈퍼에 도착한 할미는 아직 돈 개념이 없는 고도에게 지폐를 쥐어줘 보았는데
녀석은 손으로 꼬깃 꼬깃 지폐를 구기더니 바나나 우유를 집고는 우유가 있던 자리에 구겨진 지폐를 올려두었다

할미는 그 모습이 너무나 재미 있었나보다
슈퍼에 다녀와서는 해맑은 모습으로 즐겁게 설명해 주셨다

웃으시는 할미(어머니)의 모습과 멀뚱 멀뚱 쳐다봤을 고도를 상상하니 나도 즐겁고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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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 작성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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