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태환 Jul 27. 2016

아이의 시선

고도를 기다리며.. NO.468




< 고도 편 >



고도가 서서 양팔을 쭉 편채 위에서 아래로 반원을 그리며 허공을 내려친다
그렇게 몇차례 반복하면서 웃고있는 고도에게 물었다

나 : "춤추는 거야?"
고도 : "아니야. 설거지 하는거야."

유리로 된 젖병을 설거지한 후 정아는 젖병 내부에 맺혀있는 물방울을 떨어내기 위해 손을 크게 휘둘러 허공에 젖병을 내리친다
그 모습을 고도가 따라하며 설거지 한다고 표현한 것이다




"정아~ "
"정아야~"

고도가 정아를 부르는 소리다
나에게 "태환"이라고 부른지는 오래되었고
이제는 정아에게도 내가 정아를 부르듯 이름을 부른다
물론 엄마 아빠의 호칭도 번갈아가며 말한다




언젠가 운전 중 옆차가 끼어들었다
화난 내가 "짜증나" 라는 말을 했다
아이 앞에서 단 한번 이야기했을 뿐인데
이후 고도는 답답한일이 생길때마다 말한다

"짜증나"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아이가 하는 말에 귀기울이는 것만큼
아이 역시 부모의 행동과 말에 주목한다
어느날 불현듯 아이의 모습에서 내 행동이나 내 말투가 재현될때가 있다
그 상황이 재밌을때도 놀라울때도 아차 싶을때도 있다
지금의 아이는 늘 우리를 바라본다




많은 것을 따라하는 고도
왜 책 읽는건 따라하지 않는걸까?



작가의 이전글 방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