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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Jan 15. 2017

잃어버린 열정(热情)을 찾습니다

열정은 무엇인가?

열정은 선택받은 소수를 위한 능력이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꿈도 없어지고 열정도 사그라져 드는 걸 느끼면서, '앨런 머스크나 스티즈 잡스 같은 사람들은 특별하니까'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꿈 없는 어른들이 애들한테는 장래희망이 뭐냐고 물어보던 게 우습다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등의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사회의 부가 점점 불균형 해지는 상황을 풍자하는 단어로 이 시작한 단어가 최근 댓글을 보면, '나의 열정 없음'을 내 출신 수저에 빗대어 합리화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 안타깝다. 주요 용례는 다음과 같다. 


"멀쩡한 회사 때려치우다니 역시 금수저는 여유가 있어서 다르네."

"외국 나가서 생활하는 거 보면 집에 돈이 많은가 봐."


저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른 사람의 성취를 그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그 사람의 배경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물론 사회 문제에 특히 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한국 사회에서 겪는 좌절감과 박탈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한 예로 요즘 아이들이 나약하고 목표 의식이 없다고 말하지만, SKY를 가도 9급 공무원 시험을 보는 사회에 학생들이 꿈을 갖는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평생을 사회 탓만 하면서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길다. 예상 수명을 100세로 잡고 봤을 때, 내 글을 읽는 주요 독자분들은 대게 전체 인생의 절반도 못 살아본 사람들일 텐데 평생을 나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고 다른 사람 혹은 사회 탓을 하면서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열정은 세포다


다시 한번 말한다. 열정은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나는 열정이 세포에 가까운 성격을 지닌다고 생각한다. 사람 몸 안에는 정말 많은 숫자의 세포가 있다. 세포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과 호흡을 통해 얻은 산소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그 에너지로 세포분열을 통해서 성장하고, 소멸하기도 한다. 이 열정이라는 세포는 우리 몸 안의 세포와는 다르게 성취감을 먹이로 한다. 성취감을 먹이로 던져주면 열정 세포는 세포 분열을 통해서 그 세력을 키우고, 반대로 성취감을 먹지 못하면 죽는다. 


재미있는 점은 이 열정 세포는 실패를 통한 좌절감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더 광범위하게 파괴된다는 것이다. 실패는 이 열정 세포를 잠깐 긴장하게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소멸시키진 않는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음, 즉 무기력을 열정 세포에게 먹이면 그 세포는 너무도 빠른 속도로 죽는다.


마지막으로 열정 세포의 특이점은 이 세포는 특이하게 자기가 세운 목표에만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성취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학창 시절 부모에게 등이 떠밀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높은 성적을 유지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에게도 분명히 '성취감'이 있겠지만, 이것이 그 아이들의 열정을 키워주지는 못한다. 왜냐면 그 성취는 그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열정적인 창업가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창업가들은 스스로 결정하고, 크고 작은 성취를 이루며 자신의 열정의 레벨을 높여온 사람들이다. 엘론 머스크의 '1달러 프로젝트'는 이제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엘론 머스크가 본격적으로 창업하기 전에 실패를 미리 경험해보기 위해서 1달간 매일 1달러로만 생활하기 위해 소시지와 오렌지 주스만 먹고 버틴 일화를 말한다. 그는 이 경험으로 실패를 하더라도 잃는 게 크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페이팔을 설립하고 매각하는 높은 수준의 성취감을 얻게 된다. 그는 이때 키워낸 방대한 열정 세포를 바탕으로 로켓을 발사하고, 미국 지하에 초고속 지하철이 다닐 수 있는 터널을 뚫고,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전기차와 태양열 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엘론 머스크가 페이팔이라는 성공을 통해 성공이 가져다주는 성취감을 얻지 못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업을 펼치고 싶다고 꿈을 꿀 수 있었을까? 엘런 머스크는 가능할 거 같다고?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열정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미션을 주고 그 미션을 성공할 때 보상으로 얻는 것이다. 마치 게임처럼. 사람들이 왜 게임에 그렇게 열광하는가? 그것은 바로 미션과 보상이 아주 즉각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당신의 인생을 게임으로 만들어라.


스티브 잡스는 어떤가? 그는 태어나자마자 다른 집으로 입양되어야 했다. 심지어 다니던 대학교는 중퇴했다. 새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상관없이 한국으로 치면 스티브 잡스의 유년 시절 불우함은 딱 흙수저라고 불릴 조건이겠다. 친구를 잘 만나서 우연히 차고에서 만들었던 컴퓨터 메인보드가 대박이 났고 애플 컴퓨터를 세우며 엄청난 부를 가질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 역시 이때의 성취감을 바탕으로 평생 역사에 남을 커다란 업적을 남기기 시작했다.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도 쫓겨나고, 그 이후에 세운 NeXT도 사실 실패였지만, 그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었던 건 난 애플을 세웠던 경험이 있다는 그 성취감이었을 것이다.  



열정을 어떻게 잃고, 어떻게 얻는가?


회사에서는 열정 레벨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버겁다. 한국에서 회사를 다닐 때 상사 눈치를 보느라 자체 검열하는 것이 사실 얼마나 많은가. 상해에서 아주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가진 독일계 회사에 다니는 부인님 조차도 가끔 답답함을 토로할 때가 있다.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의 마케팅 계획을 짤 때, 주요 소비자의 습성에 대해서는 본인이 더 잘 이해하고 있는데 정작 그 주요 소비자가 아닌 40~50대 상사들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크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오죽할까? 내가 이 조직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함은 열정을 무참히 짓밟아 놓는다.


내가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 준 여러 순간들이 있다. 부모님 직장 덕에 다섯 군데의 초등학교를 전학을 다니면서도 주눅 들지 않겠다며 매번 나갔던 반장 선거 같은 것들은 조금씩 내 마음속에 성취감으로 남아있다. 내 기억에 가장 크게 남아있는 성취의 시작은 외국어다. 20년 간 외국어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해왔으나, 군대에 다녀와서 이제는 미룰 수 없다며 시작했던 영어로 6개월 만에 외국 친구들을 사귀게 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대게 성취감은 내가 들인 노력과 결과에 비례하는 경우가 많은데, 6개월이라는 시간을 통해 달성한 영어는 큰 성취감을 가져다주었고, 그 성취감을 바탕으로 스페인에서 9개월 만에 DELE C1이라는 더 큰 성취를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난 뭐든 할 수 있다며 눈에 뵈는 게 없어져서 귀국하기 전에 브라질에도 살 다오기도 했고. 그리고 이런 열정은 한 분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이어지는 내 모든 도전에 열정을 불어넣는다.


열정은 아주 큰 것을 통해서 한 번에 얻는 것이 아니다. 열정은 여러 작은 성취를 통해 조금 더 큰 성취를 이루도록 돕는다. 그렇게 조금 더 큰 성취, 조금 더 큰 성취를 이루다 보면 당신도 우주 정복을 꿈이라고 말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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