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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Apr 26. 2017

Udacity Nanodegree?

인강 덕후의 솔직한 후기 들어 보실래요?

*이 글은 온전히 저의 사비를 들여 듣고 있는 강의에 대한 후기입니다.


최근 유다시티라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아래 Deep Learning 강의를 듣고 있다. 강의 수강 당시 한화로 약 7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했다. 총 17주 과정이고 5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Nanodegree 수료증을 받을 수 있는데, 첫 번째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두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에 후기를 남긴다. 아직 전체 과정을 이수하지는 않았지만, 매 프로젝트마다 일정량의 동영상 강의를 듣고 프로젝트를 끝내는 형태가 반복되기 때문에 이 시점에 남기는 후기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다시티 나노디그리'란 무엇인가?


우선 유다시티라는 서비스를 설명하기에 앞서, 최근 개발 교육의 배경과 흐름을 살펴보면 좋겠다. 요즘 많은 나라의 지도자들이 코딩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국가 경제를 이끌어 나갈 산업군으로 판단하여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보다 앞서 비전공자들이 독학으로 개발자로 전향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그 이유는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IT 스타트업들이 큰 성공을 이루고 주목을 받으면서 IT 서비스를 출시하려는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났고, 따라서 수요 대비 개발자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자 개발자 몸값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실리콘밸리 특유의 수평적인 업무 문화가 각광받으면서, 그야말로 금광을 찾아 떠나는 골드러시처럼 전 세계적으로 개발자가 되려는 사람들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개발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짐과 동시에 소프트웨어 개발 교육하는 업체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오프라인에서는 다양한 부트캠프가 생겼고,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강의 콘텐츠와 서비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개발 교육을 받은 사람 숫자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 정확히 수치를 언급하기는 힘들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개발은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통해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직군이라 원격 근무가 가장 활발하게 시행되는 곳이 아니던가? 모든 것을 컴퓨터로 처리한다는 이야기는, 온라인으로 개발을 공부하기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이고, 그래서 정말 많은 양질의 온라인 강의들이 생겨났다. 강의만 잘 따라 해도 웬만한 서비스는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도 많다.


개발 분야 온라인 강의 종류를 나눠보자면, 크게 MOOC 형과 Udemy 형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MOOC는 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약자로, Coursera나 EdX가 대표적이며 주로 대학교의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고 수료자에게 수료증을 제공한다. 최근 들어 이 수료증을 회사에서 정식 교육으로 인정해주는 사례가 생기면서 직장인이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MOOC 강의를 듣는 경우가 많다. 다른 하나는 Udemy 형으로 대체로 현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만든 교육 콘텐츠를 판매하는 오픈 마켓 형태로, MOOC 강의가 이론 중심의 강의가 많다면 Udemy에 올라오는 강의들은 따라만 해도 기능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인 강의들이 많다. Udemy 같은 사이트에서 유명세를 얻으면 직접 자신의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유다시티는 이런 흐름 속에서 MOOC의 강의 수료 인증 제도와 Udemy의 실용성을 동시에 잡기 위해 등장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다. 특정한 기간에만 수강 신청이 가능한 학기제 방식이나 과제를 마감기한 안에 전부 수료하면 수료증을 주는 부분은 MOOC에서 가져 왔다면, 실용적인 강의 콘텐츠는 Udemy 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유다시티 특유의 동영상 편집 기법이나 유머를 결합시켜 말랑한 느낌의 강의를 만들어냈다. 그뿐만 아니라 몇몇 강의는 글로벌 IT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 정식 수료 시 취업의 기회를 보증해주기도 한다. 


유다시티 강의의 특징


- 영어

우선 유다시티 강의 수강에 관심이 있는 한국 사람이라면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모든 강의는 영어로 제공된다는 것이다. 강의도 영어, 과제에 대한 피드백도 영어, 슬랙에서 진행되는 대화도 영어, 참고자료도 모두 영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영어를 통한 학습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강의를 진행하는 매 순간이 고역일 수 있다. 물론 모든 동영상에는 유튜브에서 자동으로 생성되는 자막이 따라서 나오기 때문에 찾아볼 수 있긴 하지만, 그렇게 한가하게 영어 단어 공부해가면서 따라갈 만큼 만만한 강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 프로젝트 중심

유다시티의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강의가 프로젝트 중심으로 진행이 된다는 점이다. 강의 계획서에는 1주부터 17주 차까지 매주 다른 강의가 제공되는 것처럼 묘사가 되어있는데, 실제로는 내가 듣고 있는 강의의 경우 17주간 다섯 개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강의가 진행된다. 17주를 프로젝트 개수(5개)로 나누면 3~4주 정도가 되는데, 대게 3~4주 분량의 동영상이 한 번에 제공되고 그 동영상을 다 공부하고 나면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끔 강의가 구성되어 있다. 3~4주 분량의 동영상 자체는 5~6시간 정도 계속 보면 한 자리에서도 끝낼 수 있는 분량인데, 중간에 실습도 끼여있는 경우가 있어서 주말 기준으로 3~4일을 몰아서 공부한다고 가정하면 끝낼 수 있는 양이다. 다만 프로젝트는 한 번 제출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드백을 통해서 개선을 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걸 감안해서 강의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주의해야 할 점은 이 프로젝트는 포트폴리오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빈칸을 채워 넣어야 하는 퀴즈에 가깝다.



- 추가적인 학습이 필요할 때는 외부 링크로

나는 문과 출신인데 Deep Learning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수학적 지식이 많이 요구된다. 미적분, 선형대수 등 다양한 수학 개념이 필요한데 배우지 않았으니 당연히 공부해야 한다. 여기까지야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유다시티 자체에서 수학 개념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거나 책임지지 않는다. 대게 해당 수학 개념이 필요한 경우에는 무료인 칸 아카데미의 관련 수학 개념 링크가 하나 덜렁있다. 그런데 예를 들어서 C라는 개념이 필요하다고 적혀있고 밑에 링크가 있는데, 그걸 이해하려면 개념 A, B까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즘은 내가 Deep Learning을 공부하고 있는 건지, 수학을 공부하고 있는 모를 지경이다.


- 다음 강의와 연계

지금 듣고 있는 강의의 재미있는 점은 이 강의를 성공적으로 수료하면 '고급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권리가 우선적으로 부여된다'는 점이다. 지금 듣고 있는 강의를 들으면 이후 수강할 수 있는 강의는 '로보틱스'와 '인공지능' 이렇게 두 가지다. 그리고 이어서 다음 단계의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에게는 일정 금액의 할인도 제공된다. 학생 입장에서는 무턱대고 어려운 강의부터 신청하는 실수를 피할 수 있고, 유다시티 입장에서도 충분한 능력이 되지 않는 학생을 고급 강의에 받아서 알아듣지 못하는 학생 붙잡고 답답해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고 싶은 거겠다.  


누가 유다시티를 수강하면 좋은가?


나는 개인적으로 유다시티에서 말하는 '취업 보장형' 강의를 제외하고는, 유다시티 강의를 들었다고 해서 취업이 바로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개발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동영상 강의 몇 시간 들여다보고 내 손이 내 마음처럼 움직여 주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다만 내가 아래의 글에서 썼던 것처럼, 온라인 강의의 장점은 가장 실제와 가깝게 배울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구글, IBM, 아마존 등 글로벌 IT 회사와 협력을 통해, 회사가 필요한 인재와 필요한 지식을 사전에 파악하고 그 내용을 강의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바로 유다시티가 가진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70만 원이라는 '수강료가 너무 비싸다.'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간이 아니던가? '아, 그거 공부해야 하는데'라고 생각만 하고 어영부영 몇 달을 그냥 보내느니, 저 정도 비용을 지불하고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확실히 배울 수 있다면 전혀 아깝지 않은 투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만약 이 정도 콘텐츠로 1:1 과외를 받는다면 못해도 한 달에 수 천만 원은 줘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사업으로서 유다시티에 대해 다시 글을 한 번 쓸 예정이다.)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전 세계에 수강생을 모집해서 최대한 인당 단가를 낮추는 것 역시 유다시티의 강점이라고 하겠다. (참고로 해당 강의 슬랙 채팅방에는 수강생이 5,000명 정도 있으니, 이 한 강의로 매출이 35억쯤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정리하면, 유다시티는 수료증을 제공해주는 유료 MOOC에 가깝다. 그리고 강의를 끝까지 수료해도 내 손에 포트폴리오는 하나도 생기지 않는다. 강의 중에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강의 중간에 진행되는 퀴즈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게 좋다. 포트폴리오가 없으면 회사 입장에서는 지원자의 실력을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걸 취업에 바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반면에 수학적 지식 등 빈틈은 본인이 채워 넣어야 하는 부분이 존재 하지만, 강의를 유료화하여 강사진과 콘텐츠를 더 알차게 채워 넣었다. 따라서 기존에 개발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분야를 비교적 빠르고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겠다.


*유다시티의 다른 강의를 수강한 분들의 강의평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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