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해서 일하는가?
오랫동안 자유를 꿈꿨다. 나의 20대는 온전히 자유를 향한 발걸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어떻게 살 것인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가 나에게 끊임없이 던지는 화두였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한 결정을 내려왔다. 20대에 나이와 경력에 구애받지 않고 나를 증명하는 길은 사업이라고 생각했기에 창업 동아리 활동을 했다. 제대하고는 전 세계를 누비기 위해 외국어를 공부했고, 스페인으로 브라질로 떠났다. 더 넓은 세상을 누빌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무역상사를 첫 회사로 선택했고, 그 안에서 그럴 수 없다는 판단이 서자 퇴사했다. 다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IT기업에서 일하기 위해 개발자의 삶을 선택했다. 스타트업에 다녔고, 프리랜싱을 했고, 상해로 나왔고, 지금은 싱가폴에서 살고 있다. 나의 20대는 오롯이 자유를 가리키고 있다.
나에게 자유는 무엇일까? 나에게 자유란 '고민 없이 사람들이 따르는 사회의 규칙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아주 쉽게 다른 사람의 삶을 살기로 결정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원하는 것, 사회가 원하는 것을 결정한다. 비록 내가 원하는 삶은 아니지만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이라고 자위하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그렇게 스스로의 삶이 아니라 '남의 시선'이라는 옷을 입고 살아간다. 거의 모든 사람이 그렇다.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그런 직장, 억대 연봉, 학벌 같은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그렇게 남들이 좋다고 하는 걸 따라다니는 순간 삶에서 나는 지워지기 시작한다.
나는 그렇게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 나는 온전히 나의 선택이 이끄는 삶을 살고 싶다. 그 어떤 권위가 내 앞에서 화려한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비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자유를 갖고 싶었고, 그리고 원하는 곳에서 원할 때 살 수 있는 경제적인 자유를 얻고 싶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꿈꾸는 그런 삶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만약 당신이 자고 일어났더니 고려시대에 어느 작은 마을에 떨어져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왕과 귀족을 모시며 살던 당시 일반인의 삶을 살 것인가? 당신이 지금의 지식을 갖고 그 시대에 떨어진다면 당신은 그 시대의 상식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 나는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지금 현대판 고려시대 속에서 양민의 살고 있다면 어떤가? 당신이 하루하루 농사를 지어 귀족에게 세금을 바치는 소작농의 삶을 살고 있다면? 하루하루 회사를 다니며 세금을 바치고 미래가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
나는 사업이라는 행위가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뜻을 세우고, 사람을 모으고, 나라를 세운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체계에 의문을 품고, 이 세상 속에서 내가 만나고 싶은 미래를 꿈꾸고, 그 미래를 함께 꿈꿀 수 있는 사람을 모으고, 업을 세운다. 그리고 그 미래를 향해 그 사람들과 함께 달려간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사업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내가 원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달리는 엔진, 즉 시스템을 만드는 것, 그것이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을 통해서 돈만 벌려고 하는 건 참 재미없는 일이다. 내가 하는 일의 결과가 온전히 돈만 가리키고 있다면 그 끝이 얼마나 허무할까. 내가 하는 모든 일이 통장에 찍힌 숫자로 치환되어 버리는 그런 삶을 나는 살고 싶지 않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통해서 매일매일 내 비전에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길 원한다. 나는 사업이라는 과정을 통해 이 세상에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남기고 싶다. 더 많은 사람이 자유롭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나는 지금은 싱가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하는 다양한 경험이, 그리고 노력이 내 삶을 더 풍부하고 자유롭게 만든다. 글을 쓴다. 그리고 강의를 만든다. 나는 좋은 글을 통해서 그리고 강의를 통해서 더 자유롭게 사는 방법을 배웠다. 유튜브로 동영상 편집을 배우며 더 많은 사람을 만나는 법을 배웠고, 유데미에서 개발 강의를 들으며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웠다. 앞으로 더 자유롭게 살기 위해 어떤 일들을 더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도움을 받았던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지금 나는 글을 쓰고, 강의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과 연대하기 위해 노력한다. 세상에는 이미 너무나도 멋지고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내 삶이 그런 삶과 멀어서, 주위에 보이지 않을 뿐. 그리고 나 한 사람이 세상을 향해 던질 수 있는 메시지는 얼마나 미약한가. 나는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서 나는 자유와 연대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세상으로 던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멋진 사람들과 연대해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고, 동영상을 찍는다. 기록한다.
최근에는 그간 만들어왔던 프로그래밍 강의에 이어, 해외 취업을 위한 영어 강의도 하나 기획했다. 20대 초반의 세계 무대에 도전하고 싶었던 나에게 외국어가 도저히 극복할 수 없던 괴물로 보였던 그 날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싱가폴에 무작정 넘어와서 구직을 하며 이렇게 말하면 될까 고민하던 떨리는 순간들도 기억한다.
자유롭기 위해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을 찾는다. 멋있게 사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