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안하고 러너로 사는 법
나는 야외에서 달리는게 좋다. 본격적인 달리기의 시작이 야외였고 동네에서 물색한 코스도 4군데 정도였기 때문에 코스를 번갈아가면서 야외 달리기를 즐겼다. 미세먼지 때문에 트레드밀을 잠깐씩 탔었는데 야외보다 지루하고 기분이 덤덤했다. 이제 막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겐 야외를 권하지만 쾌적하고 역동적인 헬스장의 분위기와 티비 시청을 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계속 페이스를 확인 할 수 있는 트레드밀만 장점을 즐기고 그것이 익숙한 사람은 트레드밀을 타야한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달리는 것이 목적이니까 야외든 실내든 잘 달릴 수만 있다면 상관이 없다.
그런데 실내와 달리 야외 달리기가 익숙해지면 매년 한 차례 침울해지는 기간이 있는데 그것이 장마기간이다. 장마철에는 헬스장을 등록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이용권을 등록하기엔 기간이나 사정이 애매할 때가 있다. (집에 트레드밀이 있다면 이번 챕터는 스킵하시거나 이런 마음 고생도 있구나하고 재밌게 읽으시면 됩니다.) 몸은 멀쩡하고 달리고 싶은데 달릴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짜증이 날 수도 있고 조바심이 날 수도 있다. 그런 마음이 든다면 이제 정말 달리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제 막 꾸준히 달리기 시작해 처음으로 이런 상황을 겪으면 더욱 안타까울 것이고 습관이 끊어질까봐 걱정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이럴 때는 달리기와 관련된 일들을 조금씩이라도 해야한다. 자주 달려보면 알겠지만 달리기는 제대로 달릴 때 다리로만 달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몸의 다른 부위를 강화시키면 달리기만 하는 것보다 좀 더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유튜브의 많은 전문가 트레이너님들의 스트레칭이나 복근 운동을 조금씩이라도 따라해보는 걸 권한다. 달리기와 관련 된 책을 사서 빗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읽어보는 것도 좋다. 달리기 관련 책은 다른 챕터에서 다룰테니 내가 소개한 책들이 마음에 들면 읽어보거나 본인이 찾아서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그것을 읽는게 더 좋다. 어쨌든 러너라는 정체성이 계속 이어지도록 관련 활동을 하는게 중요하다. 꾸준히 하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야외 러너에겐 장마가 밉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으란 말처럼 오히려 달리기에 관해 좀 더 다채롭게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무리하지 말고) 더 잘 달리기 위한 몸을 만들자. 내 생각엔 매일 5~10분 정도라도 스트레칭이나, 복근 운동을 하면 안하는 것 보다 훨씬 좋다. 무엇보다 더 잘 달리기 위해 몸을 만든다는 생각이 장마가 끝난 뒤 다시 달릴 때를 기대되게 한다. 달리기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러너의 상태를 유지하자.
<거의 매일 10km, 5000km를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