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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은유

삶. 쓰기

by 임영신


집에 초록을 들이고 싶어

몬스테라와 블루스타, 스킨답서스 같은 실내에서도 키우기 쉽다는 식물들을 데려왔다.

얼마 전 누군가 들려 준 "식물이 죽는 이유는 물을 주지 않아서보다 너무 많 줘서 뿌리가 썩는 과습 때문"이라는 말이 생각나 식물마다

키우는 법을 찾아보았다.

같이 데려온 초록이건만 키우는 법은 거리가 멀다.

고사리과 식물인 블루스타는 매일 주다시피

늘 촉촉하게 물을 주어야 하고

몬스테라는 뿌리가 화분에 가득차는 식물이라

너무 많이 주면 썩을수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몬스테라를 키우는 방법을 일러둔다

"몬스테라는 화분을 갈아주려 꺼내보면 분 가득 뿌리가 차 있어요. 화분의 크기를 키워주는 만큼 뿌리를 뻗어가는 식물이에요. 만일 당신의 몬스테라가 왜 다른 집처럼 크기 않는지 궁금해 진다면 당신의 화분크기를 살펴보세요. 화분의 크기가 몬스테라의 성장을 결정합니다."


몬스테라가 기대한 만큼 크지 않는다면

잎이 아니라 화분을 보라는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몬스테라가 아니라 혹 사람에게 너무 작은 화분을 주고, 큰 키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뿌리가 썩는 줄도 모르고 과하게 물을 주고는 과습으로 괴로워하는 식물에게

왜 물을 주는데도 잘 자라지 못하느냐고 다그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뿌리의 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높은 곳의 잎사귀만 바라보며

생명을 키워가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거실 한 켠에 놓인 몬스테라 화분 하나가

꽤나 많은 물음들을 건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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