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꿈이 생기면 삶이 달라지는 이유

학생의 삶은 성적과 대학에 있지 않습니다

by 카멜리아
헬스 보이 체육 교사를 꿈꾸다.


으샤 읏샤~

하나, 둘, 하나, 둘

인문계 고등학교 이과반 교실에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들리는 기합 소리.

교실 뒤편에 놓인 아령, 덤벨, 철봉.

창틀에 놓인 단백질 셰이크.

어느 것 하나, 인문계 이과반 교실에 어울리는 그림은 아닌 듯 보입니다.

처음엔 엄청나게 잔소리를 했습니다.

아령은 위험하니 집에 가져가라, 철봉이 웬 말이냐, 여기가 헬스장이냐….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정말 하고 싶은 거 앞에서는 뻔뻔스러워진다는 거.

“아, 쌤~. 안 위험해요. 진짜. 제가 잘 관리할게요. 쌤도 해보실래요?”

이렇게 말하는 아이에게 더 이상 뭐라 할 수도 없고, 운동이 좋아서 하는 건데 말릴 수도 없고 해서 잘 관리하라고 하고 지켜보았습니다. 학기 초 무기력하던 아이가 운동에 재미를 붙이더니 헬스 트레이너의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헬스 트레이너를 하려면 전문대는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더니 수업 시간 참여도 좋아졌고, 최소한의 기초 교과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시작한 공부는 국어 교과 중 ‘화법과 작문’이라는 과목이었습니다. 지필평가를 보고 아이들끼리 점수를 서로 말하면서 헬스 보이가 점수를 공개하자, 모두 “어얼~~~인정~~”하고 칭찬의 반응을 보내주었습니다.

아이가 꿈을 꾸면 성적도 오릅니다.

야간 자율학습 감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헬스 보이와 마주쳤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에 가고 있었습니다.

“저녁 늦게 어디가?”

“입시체육이요. 운동하러 가요.”

아이에게 건강한 기운이 흘러넘쳤습니다. 힘들다며 투덜거렸지만 그 모습이 너무 즐겁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운동이 좋아서 아파트 안의 헬스장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아이였을 뿐입니다. 그런 아이가 헬스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식단 및 체력 관리를 하면서, 헬스 트레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려면 운동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손을 놓았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아이의 눈빛은 달라졌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잘했는지 못했는지, 무슨 실수를 한 건 아닌지, 자신감이 없어서 우물쭈물하던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 걷게 되었으며, 무엇을 물어보면 정중하고 자신 있게 대답하는 자세가 눈에 두드려졌습니다.


“책상 하나와 의자 하나, 과일 한 접시 그리고 바이올린.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 이외에 무엇이 더 필요한가?” - 앨버트 아인슈타인 -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이끌어가기 위해서 ‘꿈’ 이외에 다른 어떤 것이 더 필요할까요?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은가요?

고3이 되면 자신의 성적에 맞추어서 진로를 결정하고 갈 수 있는 대학을 정하고 그 대학에 맞추어서 입시 전략을 세우게 됩니다. 입시 전략을 수립할 때는 3년간의 고등학교 생활을 종합적으로 기록해 놓은 학교생활기록부를 철저히 분석해서 수시로 가야 할지, 정시로 가야 할지 결정합니다. 수시로 간다면 교과전형으로 갈지, 종합전형으로 갈지 등등 선택합니다.

학교생활기록부를 분석하고 입시 전략을 세웠으면 성공적인 대학 진학을 위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게 되고 입시가 끝나는 순간까지 치열하게 최선을 다합니다.

입시 전략의 과정에서 고3의 꿈이 보이셨나요? 솔직히 고3 담임의 경험을 말씀드리면 아이들에게 새로운 꿈에 도전해 보라고 권하기는 위험 부담이 큽니다. 대부분의 상담은 아이의 성적과 진로, 부모님의 의견에 맞추어서 대학 진학을 결정합니다. 각 대학의 전년도 입시결과와 자신의 성적을 비교해서 상향, 적정, 안정 3단계로 구분해서 어떻게 하면 합격권으로 대학 진학을 할 수 있을까 연구하게 됩니다.

그러니, “저는 꿈이 있어요.”라든가, “선생님, 저 갑자기 진로가 바뀌었어요.”라든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학생을 상담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

하지만, 헬스 보이의 경우는 다릅니다. 고3이 된 헬스 보이의 이야기를 이어서 해보겠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저는 꿈이 있어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다가 그 꿈이 발전해서

“선생님, 저 체육교육과 가고 싶어요.”라고 하는 겁니다.

헬스 트레이너를 꿈꾸면서 대학 진학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고, 목표에 맞추어 공부를 하다 보니 성적이 오른 겁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성적도 오르다 보니, 목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겁니다. 바벨의 무게를 조금씩 올리면서 트레이닝을 하듯이 말이죠.

이런 경우는 응원하게 됩니다. 아이가 꿈을 꾸면서 달리고 있는데 급브레이크를 밟아서 넘어지게 하려는 교사는 없습니다.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니까요. 아이를 억지로 끌고 가기는 어렵지만, 달리고 있는 아이와 보조를 맞추는 일은 신나니까요.

아이들은 꿈을 꾸면 자유로워지고 자유로워지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스스로 발휘합니다. 자신의 꿈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면서 그것을 이루기 위해 도전 정신에 시동을 겁니다. 그리고 움직입니다.


실수한 적이 없는 사람은 결코 새로운 일을 시도해보지 못한 사람이다.
- 앨버트 아인슈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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