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모임에 여자 후배 2명이 있다. 오빠들 사이에서 재미도 없을 텐데 묵묵하게 모임을 나와주는 고마운 후배이다. 바디프로필 찍으며 자기관리 잘하고 최근에는 풋살을 하는 '외유내강' 후배의 직장생활 인터뷰를 시작한다.
IBK기업은행 여신관리부에 근무 중인 OOO 대리입니다. 영업점에서 10년간 근무한 후, 현재 본점에서 5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맡은 업무는 영업점에서 여신(대출)을 관리하다가 연체가 되면, 여신관리부에서 집중하게 됩니다. 부실채권을 관리하고, 경매 및 대위변제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문과였는데, 수학을 좋아했습니다.
처음에는 경영학과와 경제학과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경제학과가 수학을 더 깊이 활용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또한, 아직 구체적인 진로가 정해지지 않았던 시기에 경제학과를 선택하면 취업 후에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공부하면서도 “이건 나한테 정말 잘 맞는다”라는 확신이 생겨, 점점 더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취업 전, 이 회사가 어떤 업무를 하는 곳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은행은 자산관리나 대출 업무만 하는 곳’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근무하다 보니 다양한 업무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법대를 졸업한 분들은 은행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희 부서에서는 소송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법대 출신들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사내방송국도 있어서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사람은 꼭 방송국이 아니더라도, 이런 부서에 들어가 사내방송을 맡으며 본인의 꿈을 이어갈 수도 있습니다. 즉,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폭넓게 지원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사람’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치고 힘들 때마다 함께 일한 동료들이 응원해 주고 독려해 준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10년 전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도 지금까지 연락을 이어가고 있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그때의 좋은 관계들이 이어져, 지금은 제가 도움을 주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결국 ‘사람이 전부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처음 입행했을 때가 기억이 납니다. 그날은 명절이라 대기가 100명 정도 됐습니다. 그 당시는 스마트뱅킹이 막 시작하던 때라 은행에 방문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고객도 많았고 신권교환도 많았습니다.
마감하던 중 시재가 안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CCTV를 보니까 한 분의 할아버지께 신권을 잘못 교환해 드린 것을 찾아냈습니다. 전화해서 5만 원권을 잘못 드렸다 말씀드렸더니 잘 받았다고 하여 다시 확인해 보려는 찰나 봉투에 돈이 더 들어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팀장님과 직접 집을 찾아가 받아왔고 50만 원이라 큰돈이었는데 양심 있게 말씀해 주시고 이해해 주셔서 다행히 업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만족도: 10점 (10점 만점)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사람이 좋습니다. 예전에 도와줬던 선배가 기회를 주기도 하고, 제가 챙겼던 후배가 제 든든한 조력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상하게 힘들 때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안 좋은 점
은행도 서비스직이다 보니 민원이 항상 걱정입니다. 규정대로 해야 하지만 민원도 신경 써야 하고 전화로 화도 내시고 욕도 하시고 그런 일이 힘듭니다.
운동 가르치는 사람
처음에는 일에만 몰두하다 보니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밥 먹고 잠들기가 일쑤였습니다. 번아웃이 오기도 했고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헬스를 시작했는데 더 건강해지고 활력이 생겨 삶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골프, 마라톤 현재는 풋살도 하고 있고 헬스는 어언 8년이 됐습니다. 회사를 그만둔다면 운동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20대 때는 술이었는데 지금은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풉니다. 아무 생각 없이 러닝머신을 타면 생각 정리도 되고 스트레스도 풀립니다.
은행 처음 들어왔을 때는 선택지가 없이 영업점에 배정됐습니다. 그러다 10년 동안 영업점에서 일하다 보니 현장경험은 많이 쌓았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커리어를 더 쌓고 싶었습니다.
(그것보다 서울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ㅎㅎ)
그러던 중 지역본부에서 추천이 있었는데 제가 자격 기준에도 맞았고 기회를 주신 덕분에 본사로 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인력풀을 써서 본사에 들어옵니다. 업무 경험, 자격증 등 준비가 되어있다면 기업은행은 영업점에서 본사를 갈 수 있는 기회는 많습니다.
균형 있는 삶을 살게 해주는 곳
워라밸이 잘되어있고 연봉도 많지는 않지만 부족한 편은 아니라 일, 운동, 공부를 균형 있게 꾸준히 할 수 있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기업은행은 저에게 이런 삶을 살도록 해주는 곳인 것 같습니다.
회사에 들어가는 게 끝이 아니라 그때부터 인생이 시작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부서에 매년 인턴이 오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가 취업할 때보다 경험도 많고 준비도 훨씬 잘되어있습니다.
인턴 세 번 한 경험 그리고 대학원을 간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고, 태권도 4단이라고 했던 인턴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스펙, 화려한 경력을 갖고,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고 있어 대단하다고 박수쳐주고 싶습니다. 꼭 원하는 곳에 취업하여 나다운 인생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후배의 직장생활 이야기를 성심성의껏 들려주어 고마운 마음이다. '사람'이라는 키워드가 기억에 남는 인터뷰였고,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오래오래 일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