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그렇게 해라

by 임찰스

비난이 들어오면

방어는 공격으로 변하고

서서히 경멸로 굳어진다


대화의 철벽이 생기고

사랑은 전쟁이 된다


계속 그렇게 해라


그러면 분명

파탄이란 종착역에 도착할 테니






요즘 TV 프로그램 중에는 인간관계를 다루며 관계 개선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들이 종종 눈에 띈다. 이런 프로그램을 불편해하거나 꺼리는 사람들도 많다. 부정적인 상황을 보는 게 싫어서일 수도 있고, 타인의 갈등을 지켜보는 것이 껄끄럽게 느껴져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예전의 나 역시 그랬다. 나는 늘 기분 좋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만 찾아봤다. 그런데 요즘의 나는 조금 다르다. 여전히 불편한 장면도 많지만, 인간관계를 솔직하게 보여주는 그 프로그램들을 은근히 챙겨 본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와 닮은 모습을 찾는다. '아, 나도 저런 면이 있는데...' '어라, 저건 나랑 정말 똑같네.' '와, 진짜 저러지 말아야겠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조금이라도 고쳐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프로그램 속 사람들을 보면, 밖에서는 누구보다 친절하고 천사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가도 집에만 들어오면 악마처럼 돌변해 배우자나 가족에게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말들을 쏟아낸다. 물론 당하는 사람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부정적인 방어 기제가 작동해 "네가 문제야" "넌 그래서 안 되는 거야"라며 되려 공격을 하게 되고, 결국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경멸하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상대를 바닥까지 짓밟아야만 속이 편해지는 걸까? 갈등의 강도가 심해질수록 관계는 더욱 빠르게 틀어져 간다.


온갖 말로 상처를 주고 난 뒤, "너랑은 더 이상 말 안 해"라며 대화의 담을 쌓아버리면, 그 순간 이미 관계는 끝나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들은 정말 잘 살고 싶어서 이렇게 행동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이 관계를 끝내고 싶어서 이런 선택을 하는 걸까? 관계를 지키고 싶은 마음과 끊어내고 싶은 감정 사이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주 솔직해지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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