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것을 원해요

by 임찰스

내가 갖고 싶은 선물은

바로 이거예요


나는 공주 옷을

갖고 싶어요


왜냐하면요

공주 옷을 입으면

예뻐지니까요


그 선물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세요?


그건 바로...

엄마에게

빌고 또 빌어야 해요






딸아이가 한 여섯 살쯤 되었을라나? 어느 날 아내가 카톡 메시지에 "이거 한번 봐요"라며 어떤 사진을 보내줬다. 무슨 유치원 활동책에 있는 사진이었는데 몇 가지 질문에 아이가 직접 글을 써넣는 페이지 사진이었다.


사진엔 질문이 있었는데 "내가 받고 싶은 선물은 무엇인가요?"였다. 그 아래에는 아이가 또박또박 적어 놓은 글이 있었다. "나는 공주 옷을 갖고 싶어요." 그 밑에는 이유도 적혀 있었다. "공주 옷을 입으면 예뻐지니깐요."


나는 미소 지으며 계속 읽었다. 그런데 진짜 웃음이 나온 건 그다음이었다. 다음 질문은 바로 "그 선물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였다. 아이의 답은 단순했다. "엄마에게 빌고 또 빌어야 해요." ㅎㅎ


나는 그 글을 읽고 엄청 웃었다.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참 단순한 것이었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하고, 그래도 안 되면 한 번 더 말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여섯 살짜리 아이는 이미 가장 솔직한 방법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도 그 문장은 가끔씩 생각난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혀 있던 그 짧은 글, 공주 옷 하나에 담겨 있던 여섯 살의 마음이 얼마나 순수하고 솔직한 것이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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