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by 임찰스

목욕탕 안 어깨 형님의 화려한 문신

다른 이와 실랑이하며 옥신각신

그 옆에 쭈그린 난 굽신굽신

행여나 불똥 튈까 얼른 피신

쫄아서 숨어있는 바보 등신


눈부신 그녀는 완벽한 여신

한눈에 뿅! 그 자리에 실신

굳어 움직이지 않아 내 육신

머리 위로 빙빙 도는 저건 귀신?

그래도 잃지 않아 또렷한 정신


의지할 곳 하나 없는 혈혈단신(孑孑單身)

그녀만 떠올리면 떨리는 심신

그녀에게 텔레파시를 계속 송신

답신하지 않는다면 그건 배신

그런 게 통하겠니? 못난 병신


뜻을 품은 사나이로 다시 변신

두려움으로 가득 찬 미래 대신

보여줄게 굽히지 않는 나의 소신

믿어 의심치 마 자기 자신

밝은 미래 있을 거야 이건 확신





나는 말을 할 때 라임(rhyme) 맞추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굳이 필요하지 않은 순간에도 비슷한 소리의 단어를 찾아 이어 붙이곤 한다. 말이 리듬을 타기 시작하면 평범한 문장도 조금은 재밌어지고, 듣는 사람도 한 번쯤 웃게 된다.


어릴 때는 이런 말장난을 하며 놀았다. 뜻보다 소리가 먼저 떠오르고, 그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문장이 하나 만들어진다. 특별한 기술은 아니지만, 머릿속에서 단어들이 서로 부딪히며 튀어 오르는 순간이 꽤 즐겁다.


가끔은 쓸데없는 소리 같기도 하지만, 말에 작은 박자가 생기면 대화도 덜 딱딱해진다. 세상에는 진지한 말이 너무 많으니, 그 사이에 이런 가벼운 리듬 하나쯤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게 나의 생각이다.


의미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쩌면 말이라는 것도 결국 사람들 사이를 조금 더 부드럽게 이어 주는 작은 리듬 같은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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