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증거

by 임찰스

페달을 밟아라

힘껏 밟아라


종아리에 알이 배기고

허벅지가 타오를 때까지


밟고

밟고

또 밟아라


골인 지점에 닿을 때쯤

네 다리를 보아라


거기엔

두려움 따윈 없을 것이다.






날씨가 조금 따뜻해진 날, 딸과 함께 자전거를 탔다. 아이 키가 부쩍 자란 탓에 자전거도 조금 더 큰 것으로 바꿔주었다. 기어도 7단에서 21단으로 업그레이드됐다.


평지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가볍게 달렸다. 장애물도 없고 길도 넓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보니 앞에 만만치 않은 오르막이 나타났다. 나는 자연스럽게 페달에 힘을 실었다. 옆을 보니 딸도 말없이 페달을 밟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딸은 뒷바퀴 쪽 기어만 계속 바꾸고 있었다. 페달 쪽 기어는 거의 쓰지 않은 채 힘겹게 오르막을 올라가고 있었다. 얼굴이 조금 굳어 있었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언덕을 다 오른 뒤 잠시 자전거를 세워 두고 숨을 골랐다. 그리고 딸에게 기어 이야기를 해 주었다.

"페달 쪽 기어가 작은 톱니바퀴에 걸리면 페달이 가벼워지고, 큰 톱니바퀴에 걸리면 속도가 빨라지는 거야." 딸은 알겠다며 다시 페달을 천천히 밟았다.


노력이라는 것은 자전거를 타면서도 느껴진다. 방법을 알면 조금 수월해지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다리가 당길 만큼 페달을 밟아야 하는 구간을 만날 수 있다. 그럴 때면 비록 다리가 당길지라도 있는 힘껏 페달을 밟고 그 구간을 돌파해야 한다. 페달을 밟는 그 행위가 바로 노력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노력의 증거라는 것은 그렇게 힘껏 페달을 밟아 온 다리에 단단하게 만들어진 근육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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