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열정(熱情)

by 임찰스


비록 언젠가 끝날지언정

시뻘건 숯덩이와 같은 내 열정(熱情)은

뜨겁게 이글거리며 끓어올라

그 어떤 시련에도 꺼지지 않으리라






열정은 처음부터 눈부신 불꽃이 아니다. 그것은 수없이 식고 다시 데워지며 끝내 남게 되는 온기에 가깝다.


세상은 끊임없이 사람을 식힌다. 꿈을 현실 앞에 무릎 꿇게 하고, 열정을 무모함으로 취급한다. 실패를 겪을수록 더 조용해지고, 하고 싶은 말과 가고 싶은 길을 마음속 깊이 묻어두게 된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을 식히는 법부터 배우게 된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들은 완전히 식지 않는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마음속 어딘가에서 여전히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성공에 대한 욕심도, 인정받고 싶은 갈망도 아닐지 모른다. 그저 '아직 나는 끝나지 않았다'는 작은 신호, 살아 있다는 증거에 가깝다.


그래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높이 올라갔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뜨거움을 지켜냈느냐일지도 모른다. 오래 버틴 삶이 위대한 것도 아니고, 성공한 인생만이 의미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꺼지지 않으려는 의지, 계속해서 다시 불을 붙이려는 마음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우리는 언젠가 끝날 것을 알기에 지금 이 순간을 더 뜨겁게 살고 싶어 한다. 사라질 것을 알기에, 지금의 온기를 함부로 놓지 않으려 애쓴다. 열정이란 결국 그런 고집이다. 쉽게 식지 않겠다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짧은 삶을 뜨겁게 살겠다는 인간의 조용하고도 고집스러운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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