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부업인데, 어느샌가 본업보다도 더 본업 같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히려 본업보다 부업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연예인은 워낙 많은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얻게 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실 부업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본업인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쉽게 묻힐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그를 알게 된 사람은 오히려 부업이 본 입인 것으로 생각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홍석천입니다.
홍석천은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커밍아웃을 한 성소수자 연예인입니다. 최근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홍석천이 커밍아웃을 했던 2000년도 까지만 해도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매우 심한 시기였습니다. 홍석천이 직접 커밍아웃을 한 것이긴 하지만 그 이후 방송 출연이 거의 끊기다시피 해서, 생계를 걱정해야 할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홍석천이 선택한 것은 바로 생계를 위해 요식업을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생계를 위해 이태원에 이탈리아 요리 레스토랑인 ‘아워플레이스’를 차렸고, 그 후 이태원 지역에서 점점 자신의 레스토랑을 늘려가며 성공을 이끌어 나갔습니다. 그 결과 이태원에서 ‘이태원 재벌’, ‘요식업계의 대가’와 같은 호칭을 얻게 됩니다. 이태원은 지금은 서울 하면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지만, 홍석천이 처음 가게를 시작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외국인들만 주로 있고 지저분한 동네였습니다.
하지만 홍석천의 레스토랑을 시작으로 이태원 특유의 분위기와 개성을 갖춘 레스토랑들이 하나 둘 늘어갔고, 펍과 카페들도 하나 둘 늘어나며 지금의 이태원이 형성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홍석천은 이태원에 대한 애정도를 바탕으로 용산구청장에까지 출마하겠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그가 성소수자들을 위해서 출마한다고 비난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홍석천은 이태원이라는 곳이 성장하는 것에 많은 기여를 한 사람이고, 그 이태원을 위하여 출마한다는 것에 대해서 정당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이 후 홍석천의 이미지를 연예인보다 오히려 요리사에 가깝게 만든 계기가 생겼으니 바로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입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 인식이 과거에 비해 다소 긍정적으로 보이게 되면서 홍석천은 꾸준한 방송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젊은 세대 중에서는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냉장고를 부탁해’에 스타 셰프들과 함께 출연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프로그램을 통해 홍석천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홍석천을 연예인이 본업이고 요식업이 부업이 아닌, 요식업이 본업이고 연예인이 부업인줄 알게 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함께 출연한 스타 셰프들에 비해 전혀 부족하지 않은 요리실력을 뽐내다 보니 그의 본업이 요리사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홍석천은 20년 가까이 요식업을 해왔고, 이태리 요리부터 아시아 퓨전 요리, 태국 요리, 와인바, 면요리, 디저트 카페 등 다양한 분야의 요식업 사업을 해오며 뛰어난 요리실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본업보다도 부업에서 더 인정받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부업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명 셰프들과 나란히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었죠.
홍석천은 2015년 한 방송에 출연하여 자신의 연 매출이 약 50~70억에 달한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이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부업임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보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그가 노력하고 연구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요식업들이 힘들어짐에 따라 홍석천도 그가 운영하고 있던 레스토랑들의 문을 닫게 된 상태지만, 추후 다시 어떤 요리로 우리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 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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