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M YI NA Dec 06. 2022

소외

.


 삶이라는 것은 내가 의도치 않은 우연적인 만남에 불과하다. 우연이라는 건 잔혹하다.  보이지 않는 우연의 감옥 속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학교를 다닐 때부터 인간을 존중해야 한다는 건 도덕 시간은 물론이요, 그냥 우리가 늘 살면서 들었던 교육이다. 그러나 실제는 어떤가.


인간을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깊이 생각하면서 대우하면서

살아가면 오히려 맹수들에게 공격을 받듯이, 본인이 감당해야 할 상처의 몫만 더 커지고 만다.


내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참 낯설고 이상하게 느껴진다.


나에게 그는 그랬다. 인간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존재라 여기면 그만이라고...  그러면 나도 스쳐 지나가는 것이고,

그도 스쳐 지나가는 것이고 우린 그렇게

무의미하게 스쳐 지나갈 뿐인데, 서로가 존재의 의미를,

사랑을 어디서 구한다는 말인가.


무언가가 옆에 있으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듯이 인간은 옆에

있으면 대단히 신경 쓰이는 존재다.


살아남으려면 인간의 형체를 한 채, 동물처럼 살아야 한다.

(살아남고 싶지는 않으나 죽음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이 죽지 못하게 한다)


인간으로서 존중해주고 대우해주려는 순간,

그만큼의 인간성을 지니지 못한 원숭이와 같은 인간들이

수두룩하기에


진정 인간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상처가

많고 외로울 수밖에 없다.


인간으로서 산다는 건 참 낯설고 이상한 일이다.


마음이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힘이 든다.


사람들이 요구하는 비인간성과 조소와 냉소를 낯 두껍게 형성할 만한 힘이 내게는 없다...


결국은 진정 인간적으로

가장 인간적으로 살아가는 일은

혼자가 되는 일일 뿐이다.


작가의 이전글 세월이 가면_박인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