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활 카추샤의 고뇌와 고통이 깃든 눈빛이 떠오르는 11월의 가을 날이다. 오늘은 일하러 가기 정말 싫은 날. 그런데 약속해놓은 것이 있어서 안 나갈 수가 없다. 아주 사소한 약속이고 사실 가볍게 져버려도 상관없는 약속이지만, 막상 지키지 못 하면 그 가벼움에 대비해서 이상하리만큼 내 마음이 무너질 것 같다. 그래서 그 약속 하나 때문에, 무너질 나 자신의 마음을 늘 잘 아기에 공허한 마음을 이끌고 지하철을 타러 갈 것이다
2. 그 남자를 왜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그 사람이 가진 눈빛 때문이라고 말할 것 같다. 보고 있으면 신중하고 깊이가 있음이 느껴지기 때문에. 그러면서도 눈물이 나지만 참아왔던 그런 삶의 흔적들, 한없이 신중한 듯 하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억누르고 있는 슬픔이 내 마음에 전해져 오기 때문에. 나보다 한참 나이가 많아서 지켜주려는 듯 하면서도 나를 여자로서 바라보고 나에게 오히려 기대고 싶어하는 그런 여린 구석을 외면할 수가 없기에
3. 주말에 불편한 자리에 갈 예정이다 다들 괜찮냐고 물어본다. 그러면 나는 가족들에게 말한다. 좋은 자리갈 때는 괜찮냐고 왜 안 물어봐? 그러면 돌아오는 대답은.. 응? 그게 무슨 뜻이지? 무슨 말이나면 기분좋은 자리가 끝날 때 느껴지는 아쉬움도 무시못 할 정도로 괴로울 수 있는데 왜 사람들은 불쾌한 자리에 대해서만 끝을 생각하지 않느냐 그거야. 어차피 모든 것은 끝이 나기 마련인데 그 순간의 불쾌감 때문에 끝이란 사실을 통찰하지 못 하는 것도 늘 좋은 것만 보고 느끼려는 인간의 이기심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