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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여행자 Jul 06. 2022

반려견과 아기

아기가 태어나면 반려견을 버리다니요?

아기와 반려견의 공존



그 어느 때보다 축복받아야 마땅한 순간인 아기의 탄생. 부모는 임신 그리고 출산과 동시에 수많은 덕담을 듣고, 태어날 아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찬 질문들을 받는다. 아이의 태명은 무엇인지, 이름은 정했는지, 공주님인지 왕자님인지 등 부모는 모든 이목이 아기에게 집중되는 시기를 맞이한다.

그런데 최근 임신한 주변인이 자신을 축하해주는 지인으로부터 몹시 불쾌한 질문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분명 질문자의 의도는 나쁜 것이 아닌데, 그 질문에서 왠지 모를 반감이 생겼다 했다. 질문은 이랬다고 한다.


"강아지는 어떻게 할 거야?"


이렇게 무신경한 질문은 대한민국에서 그만큼 아이가 태어나면서 얼마나 많은 반려견이 버려졌는지를, 그리고 아이의 출산과 함께 파양이 얼마나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는지를 짐작케 했다. 사실 나도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반려견과 아이의 공존을 허용하지 않는 고정관념이 있어서인지 아이와 개를 함께 키우면 아이의 폐에 개털이 쌓인다는 등의 괴담이 돌곤 한다. '개를 키우면 애가 안 들어선다'와 같은 말도 마찬가지다. 이런 보편화된 선입견 속에서 수많은 반려견이 버려진다.



반려견과 아이의 공존을 통해 사랑이 무르익는다


그런데 반려견과 아이를 저울질하는 말들에는 보호자의 사랑에 총량이 있다고 보는 전제가 깔려있다.

나도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면서 아인이의 삶에 변화가 찾아왔다는 것을 느낀다. 아이가 태어난 뒤로 아인이가 왠지 모를 섭섭한 표정을 할 때도 있다. 엄마손을 뿌리치며 귀찮아하던 아인이가 다가와서 안아달라고 한다.


아이의 탄생이 아인이에게 소외감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부모이자 보호자로서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많이 안아주고 챙겨준다. 아이와 함께 노래하는 시간엔 아인이도 무조건 함께한다. 그땐 간식을 더 먹을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노는 시간은 아인이에게도 즐거운 시간이다.

 혹시나 사고가 나지 않을지 걱정은 되었지만 아인이가 스스로 아이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시간과 여유를 주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니 아인이가 아이에게 다가가 핥아주기 시작했다. 아인이가 아기를 서서히 받아들이며 보살피는 것을 보며 아인이가 또 다른 종류의 사랑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해외에선 아이들과 반려견을 함께 키우는 것이 아이들에게 좋다는 연구가 이미 오래전부터 이루어졌으며, 반려견과 아이를 함께 키우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이와 반려견의 공존을 지극히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들의 삶. 아이를 사랑하는 반려견들의 모습, 그리고 반려견을 사랑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의 탄생으로 한 가족의 사랑이 더 커지고 성숙해지며 단단해지는 것을 느낀다.


어쩌다 나의 육아 동지가 된 아인이를 통해

사랑에는 한계가 없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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