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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나를 위로할 것인가?

《미애의 사유》 2025.05.14.

by 김미애


기분 좋게 나간 외출 끝에

마음이 상해버렸다. 몹시!


오늘은 예쁜 원피스에

하늘까지 맑아 더없이

좋은 날이어야 했다.


이미 다쳐버린 마음은

소리 없이 울먹이는데,


나는 어떻게 나를 위로할 수 있을까?


우선은 좀 걷자!


엊그제 받은 쿠폰을 믿고 쇼핑.

아! 이 쿠폰 여기서 못쓰다니..


다음은 내가 좋아하는 서점.

마음에 드는 것들을 정말

마음에만 담고.


이제는 집으로 걸어가는 길.

그만 걷고 싶다는 두 다리를

편의점 초콜릿우유로 달래고,


가는 길에 보이는 떡볶이집은 패스했으나,

왜 집에 가니 아까 그 떡볶이가 이토록 간절한지.


그래. 먹어보자.

조촐하게 시킨 스페셜 떡볶이 하나를

다 먹지도 못할 거면서.


아이와 남편 저녁을 먹이고 나는

이 저녁에 또다시 바람을 찾아 걸었다.

지금 나는 공원 벤치에 앉아

아픈 다리를 끌어안고 이 글을 쓴다.


뭐라도 해야 했다.

나를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나를 어떻게든 위로해야기에

뭐라도 해보는 거였다.


나답지도 않은 쇼핑도, 폭식도,

그 좋아하던 걷기도, 초코맛 우유도

결국 해결책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내 다친 마음이 한결 나아진 것은

내가 나를 위로하기 위해 애쓴 마음 덕분일 거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위로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누구보다 먼저

내가 나를 토닥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나는 앞으로도

나를 위로하기에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나갈 것이다.

어떻게 나를 위로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다양한 방법들의 리스트를 만들어갈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101가지 방법을 알아야 한다.


나보다 남 위로를 더 잘하는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며 오늘 미애의 사유 끝.


2025.05.14. 《미애의 사유》


p.s

막판에 시도한 이 글쓰기가

오늘 내가 나를 위로하기 위해 시도한 방법 중

효과가 최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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