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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활자공업소 Dec 20. 2023

출판사를 통해 책을 낼 필요가 있을까?(2)

상업출판 vs. 독립출판


독립출판에서 출판사를 통해 책을 내고 싶다고 할 때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전문 출판사의 이름으로 책을 냄으로써 공인된 작가 타이틀을 원할 때, 다른 하나는 제작, 유통, 마케팅의 품을 출판사에 일임하고 싶을 때다.

내가 생각하기에 전문 출판의 장점이라면 전문 편집자, 전문 편집디자이너, 출판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통라인, 마케팅인데 이 모든 요소가 모여 만들어지는 디테일한 완성도가 출판과 독립출판을 가르는 지점이라고 본다.


출판사라는 정체성을 부여하는 특별한 요소는 바로 편집자의 유무다. 작가에게 편집자가 붙으면서 컨셉의 일관성, 내용 첨삭의 판단, 보다 완성도 있는 텍스트 편집이 가능하고, 회사와 저자, 디자이너 사이에서 소통도 주도한다.  원고가 마련되기 전이라면 저자 관리라는 이름으로 원고 집필 과정도 함께 관리한다.

책을 내는 곳이면 모두 출판사이겠지만, “그럼 원고(저자) 관리는 누가 해요?”라는 물음에 담당 편집자가 있다고 하면 내게는 갖춰진 출판사로 생각된다.


_. 굳이 출판사를 통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이유 1


사람들 몰라요. 아는 사람이나 알지.”

최근 자주 듣는 말이다. 편집자와 편집 디자이너가 고심해서 아무리 꼼꼼하게 책 작업을 한다 해도 독자들은 책 느낌만 나게 만든 거나 잘 만든 거나 잘 모른다는 얘기다.

편집 기술과 편집 디자인 기술은 그 가치가 첫째는 컨셉에 맞는 가독성 추구, 그 가독성을 방해하지 않게 투박함, 엉성함, 불규칙들을 잡는 꼼꼼함과 디테일함에 있다. 이를 위해서 못해도 원고 하나를 6번은 읽는다(단순히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지만).


출판이 과연 필요할까?”라는 질문에 “그래도 다르지!”라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편집이라는 작업이 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독자의 읽는 경험이 방해되서는 안 되기 때문에 티나지 않게, 컨셉을 지켜가며 하는 작업이 편집의 성격인 것이다.

이 티도 안 나는 완성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과연 누굴까?


-. 굳이 출판사를 통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이유 2


때로는 완성도를 추구하는 이런 작업이 저자 입장에서는 간섭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표지와 제목 등 중요한 부분들에서 출판사와 저자의 생각이 다를 경우, 다른데 출판사의 의견에 따라야 할 경우 저자 입장에서는 내 책인데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는 구속감 같은 것을 느낀다. 반대로 저자의 홍보력이 주요해진 지금 시대라 “저자가 원하는 대로”의 자세를 취하는 출판사도 꽤 많다.

전자는 저자의 불만이 있을 것이고, 후자는 출판의 역할이 제작에 그치는 셈이라 나 스스로 담당 편집자라 하는 것이 면구스럽다.


이미 많은 것의 경계가 허물어져 있다.

그럼에도 책을 내고자 하는 이들이 독립출판이 아닌 전문 출판사의 문을 두드린다.

고민의 지점에는 여러 가치 판단이 끼어들지만, 결국 그 결론이 마땅한 의미가 있는 책을 내보자는 것으로 귀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로서도, 저자에게도, 또한 독자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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