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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호 Aug 10. 2016

쿡패드의 한국어판 출시

전 직장이었던 쿡패드의 한국어 버전 사이트의 출시를 축하하며

일본을 넘어 세계 최대의 레시피 사이트라고 감히 생각할만한 많은 양의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는 서비스. 나의 전 직장. 바로 쿡패드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쿡패드가 드디어 한국어 버전이 릴리즈 되었는데, 번역 및 한국어 감수는 내가 맡았다. (지금도 가끔 직접 수정하곤 한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쿡패드를 알고, 쿡패드를 이용한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어 버전이었음에도) 적어도 한국어 버전 출시로 인하여 기대감을 가지고 계신 분들 + 기존 한국의 레시피 서비스 담당자분들이 어떻게 해야할지 조금은 담담하게 써보려한다.


일본어 레시피의 한글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어 레시피를 한글화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모든 컨텐츠의 번역에 엄청난 공수가 걸린다는 것과, (인기 레시피를 기준으로 차근히 번역해서 업로드해도 되겠지만, 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현지에 없는 재료나 제품을 이용해서 레시피를 소개할 경우 대체할 수 있는 재료가 안내되어야 하며 이 또한 리소스가 부족할 것이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며, 개인적으로는 이 회사의 장점이자 단점인데. 좋게말하자면 쿡패드는 기본적으로 유저가 업로드한 컨텐츠를 수정, 변경, 재판매를 하지 않는다. 쿡패드는 올해 18년차 스타트업이다. (1997년 창업) 서비스를 꾸려오면서 단 한푼도 레시피 제작에 돈을 들인적이 없다. 지금은 홍보를 위해 기업계정이 레시피를 올리고는 있고, 동영상 레시피를 제작하고 있는 등. 일부 레시피에는 투자를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쿡패드는 유저에게 업로드한 레시피에 대해 댓가를 지불한 적이 없다. 

나의 디자인이 일부 녹여져 있는 이곳. 현재 244만 레시피가 등록되어 있다.

이는 반대로 유저가 올린 레시피는 온전히 유저의 것이고, 쿡패드는 레시피를 업로드하는 장소만을 제공할 뿐이다. 하물며 각 유저들도 "나의 레시피를 멋대로 번역해서 쓰세요"라고 동의한적도 없다. 컨텐츠 재가공에 대한 동의를 구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유저들과의 접점이 있고, 유저들이 만들어준 회사이기 때문에 유저가 올려준 컨텐츠에 대해서는 신성시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는 일


쿡패드의 레시피가 1만건 달성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100만건 달성 이후부터는 매일매일 엄청난 갯수의 레시피가 등록되고 있다. 각국의 레시피 컨텐츠 역시 마찬가지이고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괜찮다. 어자피 일본쪽에서 잘 벌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니까 사업적으로 큰 타격도 없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레시피에 돈을 쓰는 일도 없을것이다. (물론 레시피 숫자가 폭팔적으로 늘어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 쿡패드의 한국진출을 원하는 분들은 지금부터라도 매일매일 레시피를 업로드 해보시라!) 어쨌든 쿡패드는 인프라를 만들고 팬(유저)을 늘리는 것을 했을 뿐. 언제나 그랬으니까.


이야기가 좀 달라지지만, 한국에서 쿡패보다 압도적인 숫자를 가진 레시피 사이트가 어딜까? 나는 네이버 블로그라고 생각한다. 네이버가 블로거들의 레시피 검색을 확실하게 지원해주면 쿡패드를 뛰어넘는 국내 최고의 레시피 사이트가 될거라고 생각된다. (웃음) 어찌되었든 즉, 한국쪽 레시피 사업자들도 당장 긴장할 필요가 없다. 본인 사업들 잘 하시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한국 레시피 산업을 위해 고군분투 하시는 스타트업분들은 엄청난 (한국 음식 문화를 바꾸는) 역사를 쓰고 계시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며

이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는데. 만약에 한국어 서비스 개설의 의미를 한국어로 일본의 레시피가 지원되겠지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은 실망도 크실것 같다. 아마 당장은 그런일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 글을 보고 쿡패드 한국어 사이트에 레시피를 공유하실 분들은 정말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 쿡패드처럼 음식에 대해 고집과 집념을 가지고 서비스를 하는 회사가 흔치 않으니까 말이다. 나도 언제나 응원하고 있고 말이다.


끝.


https://cookpad.c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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