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기록11]해변의 카프카(2)

메타포와 미궁 - 아리송하고 혼란스러운 실체

by 피안으로

♧메타포와 미궁 - 아리송하고 혼란스러운 실체♧


메타포는 방편이 아니다


"괴테가 말하듯, 세계의 만물은 메타포거든."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불교의 방편을 떠올렸다. 부처님께서 중생을 교화하실 때 쓰시던 비유와 우화. 메타포도 그런 것이 아닐까?

하지만 곧 깨달았다. 메타포는 방편과 다르다.

방편은 목적을 위한 수단적 언어다. 강을 건너면 버려야 하는 뗏목. 진리라는 목적지가 있고, 방편은 그리로 가는 임시적 도구다.

그러나 메타포는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 그 자체다. 세계의 만물이 메타포라는 말은, 모든 현상이 다른 무언가를 가리키면서 동시에 그 자체로 존재한다는 뜻이다.

나는 이것을 "아리송하고 혼란스러운 실체"라고 표현했다.


단풍나무와의 대화

어느 가을날, 나는 산에 올랐다. 단풍나무 옆에서 쉬며 물었다.

"넌 왜 이렇게 아름답니?"

순간, 답이 들려왔다.

"지수화풍의 물질이 시절인연이 되어 만들었지. 아름다운 건 너의 마음이 아름다운 거야."

내 마음이 답한 것인가, 단풍나무가 말을 건 것인가. 그 경계는 아리송했고, 그 아리송함 자체가 메타포였다.

명확히 설명할 수 없지만, 그 순간 나는 무언가를 이해했다. 나카타 씨가 고양이와 대화하듯이. 입구의 돌도, 숲도, 그림자도 이렇게 우리에게 말을 건다.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그 자체로 존재하면서 동시에 전체를 가리키는 실체로서.


메타포의 두 얼굴

직접 말할 수 없는 것, 복잡한 것, 말로 설명하면 빠져나가는 것들. 메타포는 이런 것들을 형상으로 담아낸다.

때로는 아리송하게 여러 의미를 품고, 때로는 혼란스럽게 우리를 사로잡는다.

카프카를 옭아맨 아버지의 예언처럼.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누나와 관계할 것"이라는 그 저주는 카프카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도망칠수록 더 깊이 빠져들게 했다.

메타포는 우리를 미궁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굳어진 관념이 해체되고, 더 깊은 이해로 나아가게 된다.


나를 찾기 위해 나를 깨부수다

이 작품은 나를 찾기 위해 나를 깨부수는 여정이었다.

내가 만들어놓은 틀, 내가 관여하지 않았던 관념의 틀들을 깨부수는 과정. 카프카 소년이 아버지의 예언이라는 틀을, 나카타 씨가 전쟁의 상처로 만들어진 텅 빈 존재라는 틀을 깨부수듯이.


"차라리 진지하게 자기 그림자의 나머지 절반을 찾는 편이 낫지 않을까?"

나카타 씨는 자신의 그림자가 희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온전한 나가 아니라 허물인 나이기에, 그림자도 온전하지 못하고 절반만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다. 상처받고, 결핍되고, 일부를 잃어버린 채 살아간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 결핍 때문에 나카타 씨는 다른 차원의 존재가 될 수 있었다. 고양이와 대화하고, 하늘에서 물고기를 내리게 하고, 세계의 입구를 찾아갈 수 있었다.

결핍된 채로 살면서도 그 결핍을 인정하고 나머지를 찾으려 애쓰는 것.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미궁 속에서

"미궁의 원리는 네 자신의 내부에 있다는 거지. 네 외부에 있는 것은 네 내부에 있는 것의 투영으로 봐야 한다는 말이지."

나는 복잡하다. 미궁 속이다.

외부의 미궁을 헤매는 것은 사실 내면의 미로를 헤매는 것이다. 세상이 혼란스럽다면, 그것은 내 안의 혼란이 투영된 것이다.

그런데 미궁에 있다는 것을 자각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미궁 속에 있으면서도 미궁인 줄 모르고 산다.

헤매는 과정 자체가 길이다. 미궁을 너무 빨리 풀려고 하면, 오히려 길을 잃는다.

지금은 답을 찾으려 애쓰지 말고, 그냥 이 물음과 함께 있어도 되지 않을까.


상호 메타포.

네 외부에 있는 것은 네 내부에 있는 것의 투영이다. 그리고 그 투영 속에서 우리는 천천히, 아리송하게, 혼란스럽게, 나 자신을 발견해간다.


해변의 카프카(3)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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