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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히엔 May 07. 2024

둘이 살기 0년 차

히엔과 필군의 함께 쓰는 결혼준비 기록 - 2

웨딩베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하나하나 웨딩홀 정보를 찾다 보니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도 조금씩 알겠고, 나의 취향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필군과 함께 정리한 리스트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4-5군데 정도였는데, 그 이유는 모두 메인홀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였다. 한 곳은 천고 높은 채플느낌의 메인홀이었고 다른 한 곳은 벽돌색이 예쁜, 천고 높고 크기가 큰 하우스웨딩 느낌이었다. 이 두 곳이 제일 마음에 들었고, 그다음에 눈에 들어온 곳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초록초록하면서 채광이 좋은 유리정원 느낌의 곳들이었다. 이 모든 것들을 다 놓고 보니 나의 1순위는 천고 높은 곳이구나… 그리고 일반적인 웨딩홀 느낌보다 채플이나 정원스타일을 좋아하는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한동안 웨딩홀의 사진들, 대략적인 견적과 포함사항들만을 찾아보며 정리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마음에 들었던 한 곳의 솔직 후기를 보며 웨딩베뉴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급 깨닫게 되었다.(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그곳은 정리한 리스트의 장소들 중에 개인적인 선호도 1-2위를 다투는 곳이었는데 매우 부정적인 리뷰를 보게 된 것이다. 계약 때까지만 친절하였고 그 이후부터는 연락도 잘 안 되는 것은 물론, 당일에도 케어가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신부가 이동하다 넘어져 다치는 사고도 있었다고 하는데, 시퍼렇게 멍든 사진을 보며 바로 그곳을 리스트에서 삭제해야 하나 생각했다. 아담하면서도 앤틱한 채플형 메인홀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문제없이 식을 치르는 것이니 삭제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검색하고 직접 상담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솔직 후기를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한 포인트 같다!


나는 히엔과 취향이 다른 듯 비슷하고, 비슷한 듯 다르다. 결혼준비를 시작하면서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는 것이 있다면… 


"결혼의 결정권은 신부에게 있다"는 말이다. 


막상 써놓고 보니 그렇게 해준 것이 많이 없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더 좋은 것, 더 예쁜 것, 더 아름다운 것, 해주고 싶은 것… 원하는 것도 많을 텐데 말 못 하는 것이 보이는 게 더 미안하게 만든다. 


아무튼 식장은 생각보다 취향이 많이 차이가 났다. 나는 뭔가 샤랄라 하면서 어두운, 그러니까 버진로드만 화려하게 만들어주는 식장을 좋아하는데 비해서 히엔은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 깔끔하고 적당히 화려하고 수수한 식장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 보였다. 취향 차이지… 다 같을 순 없잖아. 최대한 맞춰드려야지…! 




결혼의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죠?


웨딩베뉴를 같이 찾으면서 나는 웨딩홀에 직접 연락을 하였고, 필군은 어플들을 통해서 방문예약을 했다. 그러다 보니 해당 어플 중 한 곳의 플래너 분께 연락을 받게 되었는데, 우리는 이 대화를 이대로 이어나가도 되나 적잖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플래너 결정을 비롯한 결혼식 준비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둘 다 전혀 모른 채 무작정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연락을 주신 플래너 님께서 웨딩홀과 스드메에 대한 상담을 해주시기 시작했는데, ‘혹시라도 이 분과 함께 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자세히 상담을 해도 되는 걸까’ ‘만약 진행한다고 하면 수수료는 지불해야 하는 걸까’ 등 여러 가지 물음표가 머릿속을 떠다니기 시작했다.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신랑신부를 보았나?!


그래서 급하게 인터넷 검색을 하니 이렇게 상담을 받고 난 후 플래너님과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는 이야기들을 볼 수 있었다. 급 안심. (필군은 분명, 이걸 보고 난 등심…이라고 하... 겠지?!) 마음을 놓은 나는 궁금한 사항들을 물어보며 상담을 하였고, 플래너 님께서는 이미 염두에 둔 웨딩홀 리스트를 가지고 있으니 어플을 통해 방문예약을 하라고 하시며 스드메 위주로 상담을 해주시기 시작했다. 이렇게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플래너 님과 결혼준비를 함께 하게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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