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콘셉트와 논리 구조가 없다면, 나를 설명할 수 없다.
1. 누군가를 부정(否定)하는 화법은 자신의 존재를 강렬하게 드러내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짧은 착시를 만들어 내는 것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내가 존재하려면 결국 “부정할 대상"이 반드시 앞에 있어줘야 하는 구조 때문이죠.
2. 말인즉, 스스로가 가진 콘셉트와 논리 구조가 불확실할 때, 우리는 누군가를 부정하면서 이야기를 곧잘 시작합니다. 어느 회의에서건 이런 상황을 어렵지 않게 마주하게 됩니다. 회의는 앞선 사람의 의견을 계속 부정하면서 결국 지루하게 표류하다 끝납니다.
3. 좀 기다렸다가 그 사람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콘셉트가 “그래서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제대로 답을 내놓지 못합니다. “A가 아니므로 B이다.” “그럼 B가 확실한 거냐?” “꼭 그런 건 아니다” 대략 이런 구조입니다.
4. 초보적 수준의 브랜드 콘셉트가 대략 이런 부정 반박의 구조로 짜여 옵니다. “우리는 ~~ 아니다.”, “~~ 아니므로 우리가 진짜다.”라는 식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부정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듯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나”라는 “명확한 콘셉트”는 어디에도 없죠.
5. 먼저 나만의 독립적인 콘셉트와 논리 구조를 가질 수 있을 때, 우리는 소비자, 상대편을 설득할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때는 부정이 아니라, 개선과 대안을 제시하게 되는 것이고요.
6. 끝으로 잔니 베르사체의 말로 마무리하면 어떨가합니다. “트렌드에 빠지지 말라 패션이 당신을 지배하게 놔두지 말고, 당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는 당신이 입고 살아가는 방식으로 자신이 결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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