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라마 <낭만 닥터 김 사부 2> (SBS. 2020년 방영) - 가망 없는 환자를 두고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의사에게 극 중 김 사부 (한석규 분)의 뼈 있는 한 마디,
“포기하는 순간 핑곗거리를 찾게 되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방법을 찾게 된다.”
2. 시각을 바꿔 보자면, 포기라는 것이 꼭 나쁜 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빠른 포기는 비용 측면에서도 어쩌면 이익일 수 있습니다. 기회비용을 아껴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포기라는 말을 쓰기 앞서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3. ‘포기’를 말하는 대부분은 그럴듯한 자기 ‘논리’에 빠져 너무 쉽게 단정한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안 될 이유가 넘치는 것이 다반사죠. 하지만 여기에서 허점은 이유의 가지 수가 아니라, 각 이유들의 맥락이 상호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논리’와 ‘핑계’의 가장 큰 차이인 셈입니다.
4. 얼마 전 제가 새로운 프로젝트 진입을 위해 사내 모 직원에게 기획 준비를 맡긴 일화입니다. 직원의 대답은 이미 잘나가는 경쟁자가 있는 시장이라 안되고, 우리의 타깃 기업이 이미 계약된 대행사가 있어서 안되고. 우리에게 아직까지 내세울 레퍼런스가 없어서 안 되고 그리고 이 분야를 잘 몰라서 안되고.
5. 한참 동안 ‘포기 논리’에 심취한 그를 차갑게 식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모든 것들이 가지는 당연한 문제이지, 우리가 이 사업을 못할 이유는 아닌 것 같은데. 시장의 새로운 필요와 우리의 강점을 찾으면 되지 않겠나.”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없었다고 솔직히 고백하더군요.
6. 요즘 같은 워라벨 시대에 웬 스트레스 쌓아가는 소리냐고요. 드라마 <낭만 닥터 김 사부 2>에 이어지는 대사가 대답이 될 것 같습니다.
핑계를 찾는 의사 : “우리 병원에서 수술 도중 사망률을 높은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김 사부 : “그래서 구한 생명이 사망 환자보다 더 많았습니다.”
단지 포기만을 위한 논리로는 그 누구도 구할 수 없다는 것만이 팩트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