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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하비행 Jul 26. 2022

2천만 팔로우를 만드는 브랜딩 전략

 좋은 브랜딩이란, 허깅 포인트와 공감 지점 필요

https://youtu.be/Ypgo76oS3lE

1. 데번 로드리게스(Devon Rodriguez)는 뉴욕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던 실력 있는 화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틱톡(Tiktok)에서 “지하철 화가(@**devonrodriguezart)**”로 더 유명합니다. ‘22년 2월, 그의 틱톡 계정 팔로우는 이미 2천38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2. 그가 처음부터 유명한 크리에이터(Creator)였던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로 밖에 나가지 못하는 지루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우연히 본 인스타그램(Instagram)의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에 자극받아, 무작정 지하철로 돌아갔다."라고 말합니다. 그때부터 마스크를 낀 승객을 드로잉 하는 과정을 숏 클립(Short Clip)으로 제작해 틱톡에 올리기 시작했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3. 팬데믹으로 사람들의 단절과 불안감이 커질 무렵, 그가 올린 숏 클립은 많은 이들이게 위로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첫 번째 포스팅이 무려 5백만 조회 수를 기록했을 정도였으니까요. 누구든 1분도 되지 않는 로드리게스의 숏 클립을 봤다면, 마치 ‘감동적인 드라마’ 한 편을 본 느낌을 분명 받게 될 겁니다.


4. 로드리게스의 숏 클립은 완벽한 감동의 시놉시스(Synopsis) 그 자체입니다. (1) 1인칭 시점에서 앞사람을 빠르게 캐치 한 다음, (2) 큼직하게 드로잉 하는 장면이 클로즈업되고 (3) 이어, 사람의 감정까지 표현할 정도로 세밀하게 다듬어 갑니다. (4) 완성된 그림은 그에게 고백하듯, 앞사람에 건네 집니다. (5) 앞사람은 순간 손사래를 치거나, 강한 경계심을 드러냅니다. (6) 그러다 그림 속에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주체 못 할 정도의 기쁨 또는 감정에 북받쳐 울음을 터트리고 맙니다. (7) 마지막으로 항상 서로 격려하며 해피 엔딩으로 결말을 맺습니다. 매번 비슷한 장면이 연출되지만 이 행복한 선물에 관한 이야기는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5. 만약 로드리게스가 사진작가였다면 어땠을까요? 단정할 수 없지만 셔터를 누르는 메커니즘의 사진으로, 그림이 주는 상대에게 집중하는 느낌과 노력까지 전달하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흰 캔버스, 연필만의 거칠지만 따뜻한 질감. 그림에서 발견한 나는 쓸쓸하고도 조용하게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입니다.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알지만, 한 번 꼭 껴 안아 주고 싶은 감정이 저절로 생깁니다. 그 지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호하고 눈물을 보입니다.


6. 브랜딩(Branding)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최근 브랜딩에 이슈는 “브랜드 안에 인간과 같은 감정을 어떻게 담아내는가”입니다. ([필립 코틀러 마켓 5.0](https://youtu.be/JXHo9dzAPyo) ) 그런 의미에서 데번 로드리게스에서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 또한 그들로부터 어떻게 사랑받을 수 있는지 말입니다.

**7. 저는 이를 <로드리게스(Rodriguez)의 Goodwill 브랜딩 >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 첫째, 좋은 브랜딩이란 오롯이 한 사람에게만 집중합니다. 로드리게스가 앞사람의 머리카락, 눈매, 심지어 타투의 모양까지 세심하게 그렸던 것처럼 말입니다. 브랜드는 자신만의 집중할 타깃 그룹을 가지고 있어요 합니다. 그리고 소비자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그려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욕구, 불편함, 행복감 등 말입니다. 최근 인공지능(A.I.), 빅 데이터 등의 산물로 여겨지는 마이크로 세그먼테이션(Micro Segmentation)이라는 용어가 마케팅에 자주 오르내립니다. 하지만 이는 인구나 통계의 분류가 아니라, 감정적인 속성 키워드까지 고려 한 “브랜드의 관심의 깊이”로 확장 지어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 둘째, 좋은 브랜드는 우리의 모습 그 자체와 닮아 있어야 합니다. 로드리게스의 그림을 받아 든 사람들은 모두 그림 속에 자신을 보고서야 경계감을 풉니다. 오히려 나 자신을 안아 주고(Hugging point) 싶은 마음까지 가지게 됩니다. 역시 최근 너무 남발되어 모호하기까지 한 “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Consumer’s Life Style)”이라는 용어 역시 이를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라이프 스타일은 브랜드가 소비자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숨겨진 매력을 자연스럽게 제3의 눈으로 들여 다 볼 수 있게끔 도움을 주는 행위입니다. 그것이 욕망이어도 좋고, 상처여도 좋고, 가볍거나 무겁거나 상관없습니다. 소비자는 브랜드에서 자신을 투영해서 보고 그렇게 ‘자신과 일체화’를 시키 나가게 되는 겁니다.

- 셋째, 좋은 브랜드는 많이 설명하지 않습니다. 로드리게스의 그림은 꽉 차 있지 않습니다. 많은 여백에 둘러싸여 오히려 대상을 더 소중하게 만듭니다. 또는 그 공간으로 인해 여러 가지 감정을 자유롭게 이입할 수 있게 열어 줍니다. 브랜드의 지나친 개입은 소비자를 불편하게 합니다. 여기에서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돈이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안니라,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자신을 알릴 의무가 있고 이는 중요한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입니다. 하지만 브랜드의 본질이나 메시지는 없고, 소비자들의 시각만 채집하려 한다면 이는 브랜드가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넷째, 좋은 브랜드는 반드시 소비자와의 공감 지점(Point of sympathy)을 설정해야 합니다. 로드리게스는 그린 그림을 상대에게 전달할 때 항상 “선물(Gift)”라는 말은 씁니다. 영상을 보고 있으면 이는 단순히 선물이라는 물체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많은 감정들이 녹아 있습니다. 로드리게스 눈에 비쳤던 행복감, 슬픔, 고독 이 모두를 이해한다는 뜻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브랜드 역시 소비자에게로 넘어가는 경계 지점에서 생기는 감정의 공감 지대 확보가 중요합나다. 감정의 폭발은 바로 그 지점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8. 브랜드가 무작위적인 팔로우나 팬덤을 만드는 시대는 이제 곧 끝날 것 같습니다. 이제는 서로 감정을 공유하는 동반자의 관계로 나아가게 될 것 같습니다. 팬데믹(Pandemic)이 만들어 낸 비대면이라는 변화된 상황에 대한 역설일 수도 있겠습니다. (imhjson@naver.com @손호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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