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마우스 어프로치가 필요할 때
1. 19년 연말쯤, 한국의 모 화장품 브랜드 한 곳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중국 시장에서‘브랜드 노화(Brand Aging)’가 발생했고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젊은 20대 중국인 모델을 제안해 달라는 것이었죠.
2. 이 브랜드는 누가 보더라도 태생부터가
‘프리미엄 소비가 가능한 30대 중, 후반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로고 타입이나, 상품의 용기와 컬러만 봐도, 단번에 알 수 있죠.
이런 상황에서 단지 젊은 모델 한 명이 브랜드의 에이징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이런 제한된 해결책은 브랜드 균형을 무너뜨려,
결국엔 시장 포지션까지 흔들 위험마저 있어 보였습니다.
3. 21년 봄. 중국 온라인에서는‘먹튀 논란’이 있었는데요.
바로 중국을 대표하는 라이프 스타일 제안 브랜드 ‘샤오미小米’의 브랜드 개선을 두고 벌어진 해프닝입니다.
기존 로고에서 바뀐 것이라고는, 직각의 테두리가 라운드로 변한 것뿐이었습니다.
우리에게 무인양품(MUJI)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일본인 하라 켄야(Hara Kenya)의 작품이었는데요.
아이폰의 혁신을 철저히 벤치마킹(?) 해온 샤오미 이미지 때문이었을까요.
기대감이 컸던 중국 소비자들은 결국 한화 약 3.5억 원을 들인 새로운 로고 디자인을 두고,
“샤오미가 사기를 당한 것이다.”, “내가 해도 이보다는 낫겠다”라는 조롱을 SNS에서 이어갔습니다.
4. 그럼 다시 여기에서,
“브랜드는 정말 노화(aging) 되는 게 맞는 말일까요?”
”왜 기업들은 이런 일에 예산을 쓸까요?”
5. 브랜드는 태어날 때 사람처럼 한 살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Targeting 된 콘셉트의 나이로 태어납니다. 그러니 노화가 일어난다기 보단, 콘셉트 관리가 안 되는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나이키(NIKE)는 1964년 1월에 태어났습니다. “21년 한국 나이로 58세입니다.
애플(Apple)은 1976년 4월.(한국 나이 46세)
코카콜라 1892년 1월. 무려 129년이 되었습니다.
어떠세요. 이 브랜드들이 한국 나이의 이미지로 느껴지시나요?
아마 아닐 겁니다. 왜냐면 이 브랜드들은 영원히 20대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존재하니까요. 작년에도 그랬고, 큰 문제가 없다면 앞으로도 쭉 그럴 겁니다.
6. 그러니 앞서 화장품 기업처럼, 브랜드 나이를 강제로 낮추려는 것은 자칫 위함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시 말해 관리가 안 된 브랜드는 노화되는 것이 아니라, 한순간에 소멸될 수 있습니다.
본래 콘셉트가 잘 관리된 브랜드라면, 시대에 관계없이 늘 같은 나이로 존재해야 하는 것이죠. 대신 지금 소비자가 바라보는, 나이에 맞는 트렌드라는 옷을 적절히 바꿔 입으면서 말입니다.
7. 조금씩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게, 그러나 일관된 ‘브랜드 설정 나이(age)’에 맞는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
이를 “미키마우스 어프로치(Mickey Mouse Approach)”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아는 미키마우스(1928년 탄생)는 절대 늙지 않죠.
9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어린 시절의 미키 마우스입니다. 하지만 미키의 로고타입과 캐릭터는 쉬지 않고 변화되어 왔답니다.
초기 선이 짧고, 날카롭고 느낌에서 조금씩 둥글둥글 해지더니 금은 좀 더 단순해지고 입체감이 더해졌죠.
거부감은 주지 않으면서, 브랜드 에이지의 이미지를 지켜낸 셈이죠.
샤오미 사례 역시 지금 샤오미의 비즈니스 형태를 보면, 단순 IT 디바이스 생산의 이미지를 벗고, 경계 없는 IoT 시대를 이끌 기업의 이미지를 보여 주고 싶어, 라운드로 경계를 유연하게 표현한 것은 아니었을까 추측합니다. (실제 하라 켄야 역시 이 라운드의 이미지에 이와 같은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였습니다.)
8. 브랜드는 소비자와 같이 늙어가지 않습니다.
30대를 보내고 40대가 된 소비자에게는 그에 맞는 브랜드들이 앞서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를 “브랜드 정거장 전략(Station Strategy)”라고 스스로 부릅니다.
당장 눈앞에 이익을 위해, 우리에게 오는 새로운 소비자를 막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말은 쉬워도 이점을 지키는 브랜드는 많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