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사야 할 가치가 있는 상품만 산다.
1. 중국 OLED TV 판매는 몇 년째 성장 캐즘 (Chasm)에 빠져 있습니다.
기술과 디자인 모두 앞서 있음에도,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이유.
바로 대체 가능한 일반 TV에 비해 ‘높은 가격’이 원인입니다.
2. 가격도 합리적이고, 상품도 좋다면 광고에 많은 투자 없이도 잘 팔릴 겁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OLED TV는 생산 요율이 높지 않아,
아직은 가성비 전략으로 시장 확대가 용이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실에서 가격이 높은 하이엔드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숙제가 놓여 있었던 거죠.
3. 다른 이야기 하나 해보겠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오렌지를 주스 형태의 음료로 즐기기 시작했을까요?
오래지 않은 불과 100년 전인 1916년이라고 합니다.
“오렌지를 마시자 (Drink an Orange)”라는 신문 광고로부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 흥미로운 이야기는 클로드 홉킨스(Claude C. Hopkins)가 쓴 <불멸의 광고 수업>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4. 오렌지 소비를 촉진하고 싶었던 ‘썬키스트 연합회’는 광고 회사를 경영하던 클로드 홉킨스를 찾습니다.
이에 홉킨스는 해결책으로, 기존 "껍질을 까먹던 방식"에서,
오렌지를 "짜서 음료 형태로 마시게 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인식 전환 콘셉트를 솔루션으로 내놓습니다.
아마도 당시엔 오렌지를 주스로 마시는 일이 드물었나 봅니다.
5. 한 컵의 주스를 얻기 위해 적어도 서너 개 이상의 오렌지를 필요로 하고,
소비자들이 오렌지 껍질을 손으로 까서 먹는 과정에서 늘 위생 문제가 있던 터라.
잘만 된다면,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홉킨스는 콘셉트의 완성을 위해 저렴한 오렌지 스퀴즈 (squeeze) 도구까지 직접 개발하는데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요즘 말로 대박이 납니다. 나아가 음료 시장의 판도까지 바꿔 버리죠.
6. 썬키스트 사례는 대상에 대한 ‘인식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말해줍니다.
대상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되면, 대상이 가진 가치까지 함께 바뀌게 됩니다.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대상의 ‘가치’ 변화라는 데 있습니다.
만약 홉킨스가 가격만 건드리는 마케팅을 했다면 결과가 어땠을까요.
7. 클로드는 청결한 컵에 담긴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세련된 이미지. 그
리고 쉽고 빠르게 많은 비타민C까지 챙길 수 있는 건강한 가치를 가격 앞에 제시했던 것이죠.
과거 소비자가 가격으로 오렌지를 구매했다면,
광고 이후에는 세련된 이미지와 효율적인 비타민C 충전을 위한 가치 구매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 보면 됩니다.
8. OLED TV의 가장 큰 장애물을 ‘가격’이라고 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OLED TV의 경쟁 또는 대체재가 일반 TV로 설정되어 있는 것부터
OLED TV의 가치 콘셉트가 얼마나 빈약한가를 반증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OLED TV의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치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겁니다.
김근배 교수의 <끌리는 콘셉트의 법칙>에서 가치를 만드는 요소 정의를
“차별성 X 필요성 X 유형성”의 곱으로 표시하고 이는 가격의 상위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9. 정리하자면, 가격 때문에 팔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사야 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팔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OLED TV 판매 시작은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고 콘셉트화 시키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뒤 일관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또한 더없이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