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하비행 Jun 02. 2023

人间有味, 살아간다는 것 음미하는 것

쓰촨四川여행, 쓰촨 박물과에서 만난 인간이라는 물음

1. 23년 3월. 쓰촨(四川) 청두(成都)는 중국 서부 여행에서 2번째 도시였다. 쓰촨박물관은 도착한 첫날 찾아갔다. 박물관에는 고대 유물보다는 쓰촨 지역 주민의 근대 생활상과 근대 개발상이 공산당 선전물처럼 진열되어 있었다.


2.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댐이라는 '쌴사댐"을 건설하는 전시관이란, 가장 큰 댐이라는 의미에 걸맞게 끔찍이 근대(近代)스러운, 잔혹하기까지 한 인간 노동력의 살과 뼈의 단면을 정면으로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3. 불편함과 연민, 그리고 인간의 자연에 대한 도전에 대한 경외 등 복잡한 감정을 억누르고 전시관을 나온 로비에서 마주친 박물관 찻집의 현판 "人间有味". 나름 의역하자면, "인간만이 맛을 음미한다." 정도가 아닐까 한다. 


4. 맛은 동물들도 느낀다. 구글 검색을 해보면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는 4가지 맛을 느낀다지만, 인간의 0,17% 수준이란다. 그것마저 생존을 위한 것이지 음미함을 위한 것은 아니다.


5. 단순함이 진리로 다가올 때 충격은 멍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으로부터의 단절과 재배치가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앞서 싼샤댐에서 생각한 노동에 굴절된 '인간'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인간유미"라는 의미를 골똘히 생각하게 되었다. 


6. 맞다. 인간만이 맛을 음미한다. 맛이란 입안에서 느끼는 오미五味만은 아닐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이 모두 "맛"이다. 살아 낸다는 것은 "음미"이다. 각각에는 나름의 맛이 숨어있어 내일이 기대되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제사(祭祀) 문화와 코호트(cohor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