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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하비행 May 30. 2024

시장점유율보다, 고객점유율의 시대

고객의 마음에 결점을 남기지 마라.

1.    SK텔레콤에서 토스(Toss)모바일(알뜰폰)로 이동한 것이 1년 전인데요. 통화나 데이터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되기도 했고. 무엇보다 가격적인 프로모션 자체가 꽤 매력 적이었습니다. 7개월 동안 통신비 50%를 감면해 주는 프로모션이었거던요. – 물론 어마 어마한(?)한 데이터를 매월 다 쓰진 못했지만요.


2.    토스모바일은 알다시피 핀테크 기업이지만 이제는 못하는 것이 없는 (안 한다는 것과는 좀 다른 느낌)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자리 잡은 것 같아요. 그래서 어느 정도 믿음도 갔던 것 같고. 암튼 1년 전 온라인 다이렉트 요금 가입을 하고 USIM을 우편으로 받았을 때 기억이 생생하네요. 꽤 흐뭇했거던요.


3.    알뜰폰이라면 왜 부모님 세대가 사용하실 것 같고. 알뜰(?)한 느낌인데 우편물에선 그런 느낌을 전혀 받을 순 없었거던요. 잘 정돈된 Kit 안에는 USIM 교환 핀(Pin)도 들어 있었는데 이게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습니다. 인쇄를 종이질도 고급스러웠어요. 저처럼 알뜰폰에 편견이 있던 고객 마음에 반전을 주기 딱이었습니다. (전략이라면 꽤 치밀한 듯)


4.    하지만 50% 감면이 끝나기도 했고, 무엇보다 최근 유튜브 프리미엄 정기구독 가격이 거의 40% 가까이 많이 올랐잖아요. 이 상황에서 메이저 통신 3사의 OTT 할인 패키지 프로그램은 저를 다시 고민하게 했습니다. (저처럼 충성 고객이 아닌 가격 민감도가 큰 고객에게 이런 미끼는 꽤 유용한 트리거일 듯해요)


5.    알뜰폰이지만 제가 사용하는 요금제와 비교해 보니 통신 3사와 큰 차이도 없고 해서, 사은품 때문에 본 제품을 산다는 패더독스처럼, 저는 다시 1년 전으로 컴백했습니다. 이동통신 시장도 보험처럼 다이렉트 상품들이 있어 온라인으로 USIM 신청을 했는데, 굴지의 SK텔레콤으로부터 받은 USIM은 설명 내용이나 인쇄 품질이 정말 아니올시다였습니다. USIM 교체 Pin이 없어서 한참이나 대용품을 찾아 헤매었던, 난감했던 경험도 별로였고요.


6.    제가 다시 1년 전 토스모바일 다이렉트 서비스를 비교하게 만든 건 정말 작은 USIM Pin이었다는 게 재밌기도 하고, 대단하게도 여겨졌습니다.(본래 감동은 작은 배려에서 오거던요) USIM 교체 Pin 찾아 삼만리. 거기다가 콜 센터는 저녁 7시 마감인데 개통이 안돼서 오프라인 SK텔레콤 파트너 매장을 찾았더니, 불친절한 직원. SK 콜센터에서도 다이렉트 요금으로 찾아가면 좋은 서비스 기대하지 말라고 센터 직원 아예 선언을 하더군요. 


7.    한쪽은 거대 기업에 이쪽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기업이고, 한쪽은 모바일 핀테크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각자의 장점이 보이더군요. 거대기업은 OTT 플랫폼과 담판(?)을 짓던 자체 프로모션 비용으로 충당하든 정기구독 요금을 패키지로 묶어 낼 만큼의 규모경제가 되었던 것이고. 핀테크는 그것보다는 서비스에 더 집중한 것처럼 보였고요. 


8.    시장점유율과 고객점유율이라는 마케팅 용어가 있습니다. 엄연히 다른 의미죠. 시장은 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과 고객은 고객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 그것입니다. 한 고객은 다중적인 소비를 합니다. 모바일은 애플을 이용하고, 냉장고는 삼성을 이용하며, 세탁기는 LG를 이용하는 것처럼요. 


9.    최근 CAC(고객획득비용), LTV(고객생애가치) 등 고객 중심의 지표들이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어요. 아직도 시장점유율만을 고민한다면 그건 전체 마케팅에서 절반만을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10.  광고에서 CRM 마케팅으로 시장 전환이 눈에 띄는 요즘. 시장의 변화는 이미 그걸 받아들이면서도 실제 현장까지 적용은 아직 갈 길이 먼 듯합니다. 저의 마음에서 SK텔레콤의 점유율은 글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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