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심리는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요소인가? '경제는 심리다'라는 말이 통용된다. 그래서 그런지 심각한 위기가 돌출될 때마다 경제관료들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거짓말도 서슴지 않으며 사태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한다. 심리는 모든 현상의 기초이지 결정론적 요소가 아니다. 심리가 불안하여도 시장과 경제는 우상향 할 수 있으며 심리가 안정되어도 하락곡선을 그릴 수 있다. 경제와 같은 거시적 관점이 아닌 인간존재 한 명의 개체적 관점으로 보아도 심리는 현상의 필수요소이긴 하지만 결과를 보장하는 필연적 요소는 아니다. 한평생을 불안과 우울에 시달려도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이 있으며, 아무 근심걱정 없이 행복하게 일 평생을 보내도 무엇하나 남기지 못하는 인생도 있는 법이다.
정신의 위대성은 의식의 확대에 있다. 의식의 확장은 이성으로의 나아감이요 감정의 통제이다. 감정의 통제라고 하여 슬퍼도 웃으라는 말이 아니다. 인생은 고해라. '나'밖의 외부세계에서 들어오는 슬픔은 어찌할 수 없는 법이다. 심성이 고울수록 슬픈 일이 많은 법이다. 이겨내고 승리하려면 감정마저 알아야 한다. 감정은 복잡하고 다양한 듯하지만 이러한 복잡 미묘함은 대상의 복잡성에 의해 차등화된다. 크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인간 한 명에게 응축되면 감정의 복잡다단함을 느끼게 해 준다. 인간이란, 세계를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세계를 모두 다시 받아들인 존재이기에 하나이자 전체로 모든 복잡성을 끌어안고 있기 때문이다. 타자는 지옥이요 알면 알수록 천국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다만 모든 것을 끌어안은 개체로서 인간 존재는 복잡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세계, 즉 대상존재로서 사물은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경제는 물론 주식시장은 더욱 단순하다. 인간의 정신이 투영되어 있지만 몇 가지 구성요소로서 이루어진다. 공간 속에 시간성을 배태시키며 가격이라는 위상과 거래량으로 표상된다. 가격과 거래량이라는 단순한 존재구성이니 현상의 기초로서 가격과 거래량을 통제하여 심리조작도 가능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경제와 주식에 있어서만큼은 대상의 단순성에 의해 현상으로 드러나는 심리가 통제가능하고 혹자는 그러하기에 주식과 경제에 있어 한 방향으로의 몰고 감을 결정지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는 현상의 기초일 뿐 어떠한 것도 결정짓지 못한다. 심리가 모든 것을 결정하면 경제지표와 주식차트만 보고도 미래가 보여야 한다. 많은 경제관료와 투자자들이 심리를 판단의 결정적 증거로 삼는 우를 범한다. 특히 통계데이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제관료들이 심히 우려스럽다. 그들에게 많은 목숨줄이 달려있다 생각하니 미래가 긍정적이지 못하다.
(미국증시는 주기성에 의해 하방이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