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성
주가지수의 속성은 무엇인가? 가격과 거래량이 전부다.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이는 가격과 거래량이 만들어내는 변동성에 울고 웃고 한다. 단순한 듯하면서도 복잡하여 알다가도 모르는 세계이다. 내일의 주가지수를 알면 신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우리가 인간존재의 신비를 알 수 없어 신이라는 여백을 남겨두듯이, 주가지수의 내일을 말할 때조차도 신을 불러온다. 물질적 표상이라고는 가격과 거래량으로만 이루어진 이 표상체계에 무엇이 담겨 있길래, 신의 신비까지 불러오는 것일까?
가격과 거래량이라는 이 단순함이 주가지수라는 실체를 만들어낸다. 이 실체 바깥에 외부적으로 들어오는 외부변수들은 주가의 내적속성과는 관계없이 우유성을 나타내며 주식시장의 관점에서는 전적인 우연으로 받아들여진다. 즉 주가는 가격과 거래량이라는 물질성으로만 이루어진 표상체계를 지닌 실체로서 외부세계와 맞닿아 있으며 대상존재로서 실재의 모습을 나타낸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렇게 보이는 모습의 주가지수에 온갖 자신들만의 논리를 갖다 붙이면서 살아있는 존재자의 형식을 갖추게 해 준다. 주가는 살아있는 생물과도 같다는 범인들의 말이 이와 같은 이치와 일맥상통하게 된다.
한 인간에 대해서도 실재에 근접하려면 어중이떠중이들이 하는 말들에 귀를 닫고 이성적으로 논리 정연하게 그의 행동과 말들에 대해서 숙고해야 하듯이, 주가지수에 대하여도 실재에 다가서려면 시장의 온갖 소문과 해석의 난잡함이 아닌 시장을 바라보는 논리의 일관성이 필요하다. 그것이 실재에 근접하지 못하더라도 헛소리로 인한 무의미가 아닌 그것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해 준다. 적어도 자신만의 앞뒤가 맞는 원칙이라도 있다면 무슨 일에 있어서든 내적 평정심은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미국증시는 추가적 외부변수 없이는 주기성에 의해 상방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