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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 Lee Feb 24. 2016

아슬아슬했던 유치원 초기

너무나 중요한 보조교사의 역할

캐나다의 교육제도는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온타리오는 4살 때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는 것부터 정규 교육이 시작된다. 이후 1차 과정은 6학년(초등) 혹은 8학년(중등)까지, 2차 과정은 12학년(고등)까지 계속되고 다음으로 2차 후 과정(post-secondary)으로 컬리지나 대학에 진학한다. 런던으로 이사 온 2010년 9월, J는 처음으로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다. 이무렵, 전일제 유치원이 시범적으로 시작되고 있었는데, 마침 우리 구역의 학교가 전일제였다. 맞벌이 부부에게 전일제는 상당히 큰 혜택으로 다가오지만 우리는 J가 하루 종일 학교에서 잘 지낼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다.


입학 전부터 학교 당국과 회의도 하고 J의 특수한 상황에 맞는 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학교 측에서도 만반의 준비가 되었다고 통보했었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유치원 첫 일주일은 작은 참사의 연속이었다. 그동안 어린이집을 다니기는 했지만 학교와 같은 정규 교육시설은 처음이라 교실, 체육관, 새로 만날 많은 사람들, 휴식시간, 규칙적인 일과 등을 바탕으로 전환 준비를 했다. 학교 측에서는 보조교사(educational assistance, EA)를 지정하였고 그림교환 의사소통 시스템 (PECS)도 준비했다. 하지만 문제는 EA와 1학년 담임 선생님이 자폐증을 이해하는 측면에 있어 경험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J는 선생님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도서관에 있는 컴퓨터를 가지고 노는데만 관심을 나타냈다.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도 아무런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선생님이 J에게 다음 정해진 활동을 하도록 요구했을 때, J는 화를 내면서 불만족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좀 심한 분노발작을 부리는 것이 전부였지만 EA와 담임이 J의 특별한 성향이나 표현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강한 압박을 가한 결과 공격성이 표출되고 말았다. J가 나무 퍼즐 조각을 선생님의 얼굴에 던져버린 것이었다. 이 사고로 담임 선생님은 의사 진료를 받으러 가야 했고 우리는 학교에서 J를 데려가라는 호출을 받았다. J의 불만스러운 유치원 생활은 이후 새로운 EA가 배정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당시 처음 J를 담당했던 EA는 재빠른 J를 따라다니는 것도  힘들어했지만 도대체 통제할 수가 없다고 하면서 계속해서 학교에 불만을 제기했고 결국에는 새로운 EA로 교체되고 말았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라고 이때 만난 새 EA는 J의 유치원 생활을 180도 변화시켰다. 오타와에서 자폐성 장애아의 EA로 활동했던 새로운 보조교사는 자폐증에 대한 지식은 물론이고 경험도 많아 J의 분노발작을 사전에 방지한 것은 물론이고 J의 잠재력을 인지하고 학교 수업을 통해 극대화시키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아직도 그때의 변화를 생각하면 새로운 EA가 너무 고맙고 자폐증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경험을 쌓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새삼 돌아보게 된다. 이때 새로운 EA가 없었다면, J가 정규 교육의 혜택을 못 받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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