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의 증가는 더 큰 재앙의 신호?
우리는 앨러지(allergy, 알레르기)가 너무 흔한 세상에 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글루틴, 견과류, 고양이 털 등에 앨러지가 있다고 말하고 있으며, 건초열(hay fever) 혹은 일종의 자가면역 장애를 가지고 있다. 앨러지, 자가면역 질환, 2형 당뇨(Type 2 diabetes) 등은 너무 흔해져서 이것들이 최적의 건강을 유지하는 신체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면역기능 이상의 표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거의 망각하고 있다. 앨러지가 증가하는 것은 신체에 무언가 안 좋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조기경보다. 마치 탄광에 카나리아를 먼저 투입해 안전 여부를 확인했던 것과 같이 전체 인구에 닥친 위험에 대해 앨러지, 자가면역 질환, 당뇨 등의 질병이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일 수 있다.[1]
20~30년 전만 하더라도 아토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물론 자폐증이 진단이 확립되면서 증가했다는 이론처럼 아토피가 그전에도 많았는데 최근에야 인식이 확대되고 진단이 추가되면서 급증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예전에 자폐증 장애아를 많이 볼 수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심한 피부질환을 가진 애들을 본 적은 드문 것 같다. 캐나다에 왔을 때, 땅콩에 앨러지가 있을 수 있으며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말을 듣고 신기했다. 땅콩 앨러지라니 들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매학기마다 한 반에 한 두 명씩 땅콩 앨러지가 있으니 점심 준비에 각별히 신경 써줄 것을 권고하는 안내장이 배포된다. 또 학교에 가면 교실 앞에 앨러지가 있는 아이들의 사진이 붙어 있고 응급 처치 방법도 함께 나열되어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여기에서도 땅콩 앨러지가 예전에는 없거나 드문 일이 었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처럼 급진적인 천식(asthma), 비염(rhinitis), 앨러지, 2형 당뇨, 자가면역 장애에 기여하는 많은 요소가 있는데, 과도한 위생(hygiene), 부족한 모유수유, 너무 어린 나이에 낯선 음식 노출,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Tylenol) 복용, 임신 중 낮은 오메가 3 수치, 플라스틱 노출 증가, 내분비 교란, 스트레스 등이 있다. 많은 경우 이들 요인은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 것들이다. 하지만 음식 내의 제초제와 살충제의 잔류물을 먹고 소화시키는 것이 주요 위험 요소로 보인다.[2]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음식 앨러지는 매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종종 함께 나타나고 있다. 자폐증과 음식 앨러지는 일반적으로 별개의 증상으로 간주되지만 실질적으로 공유하는 측면이 많다. 그중 하나로 유병률을 들 수 있는데 지난 20년 동안 거의 전염병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실, 동일한 원인과 중복되는 증상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과도한 증상이 아이 별로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 마운트 사이나이 의대의 소아과 의사 스캇 시처러(Dr. Scott Sicherer)는 자폐증과 앨러지는 모두 사람이 만든 전염병이다. 그리고 의학계에서도 마침내 "위생 가설(hygiene hypothesis)"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도시 생활, 더 작아진 가족 크기, 백신, 위생, 항생제 등으로 면역계통이 세균과 접촉하는 일이 덜 자주 발생하여 무해한 음식 내 단백질의 공격에 더 취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위생 가설은 백신, 항생제, 살충제 등이 아이들의 면역계통을 약화시켰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은 미생물, 장내 기생충과 함께 진화해 왔기 때문에 그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염증 질환에 취약해진다. 우리의 무균 환경, 과도한 백신 접종, 살충제 등 서구식 생활이 앨러지와 자폐증을 가져오는 암울한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3]
한편, 한 연구에서는 임신 기간을 전후로 하여 4년 동안 천식, 알레르기 질환, 자가면역 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여성들에게서 태어났던 아동들은 자폐증이 발현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 연구는 자폐증이 있는 407명의 아동과 정상 아동 2095명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는데, 연구 결과 자폐증이 있는 아동의 엄마는 정상 아동의 엄마에 비교하였을 때, 천식 및 알레르기 질환을 보유한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연구진은 예를 들어, 임신 중기와 말기 동안에 천식 및 알레르기 질환을 가졌던 임산부로부터 태어난 아동은 자폐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2배 이상 높다는 사실이 발견되어 천식 및 알레르기 질환을 가졌던 산모로부터 태어난 아동에게서 자폐증이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관성이 처음으로 제시하기도 했다.[4]
1. Peper NeuroRegulation 163 | www.neuroregulation.org Vol. 2 (4): 162–167 2015 doi:10.15540/nr.2.4.162
3. http://www.autismfile.com/science-research/the-autism-and-allergy-overlap
4. Lisa A. Croen et. al, Maternal Autoimmune Diseases, Asthma and Allergies, and Childhood Autism Spectrum Disorders: A Case-control Study, Archives of Pediatrics and Adolescent Medicine, February 2005, vol.159, p.15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