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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 Lee Feb 25. 2016

MSG

맛이냐 건강이냐?

글루탐산 나트륨(Monosodium glutamate, MSG)은 글루탐산의 나트륨염으로 자연적으로 가장 풍부한 비필수 아미노산 중에 하나다. (비필수 아미노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따로 섭취하지 않아도 우리 신체 내에 충분히 쓰고 남을 글루탐산이 비축되어 있고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필수 아미노산은 꼭 외부에서 섭취해야 하는 것들이다.) 글루탐산은 토마토, 파마산 치즈, 감자, 버섯을 비롯한 여러 채소와 과일에 들어 있다. MSG는 세 가지 방법으로 제조된다. 식물성 단백질을 가수분해하여 펩타이드 결합을 교란시키는 법 (1909–1962), 아크릴로나이트릴(acrylonitrile)을 이용한 직접 화학합성 (1962–1973), 현재에는 박테리아 발효를 통해 제조된다. 처음에는 가수분해를 위해 밀의 글루틴을 이용했는데, 단백질 100 g당 글루탐산을 30 g 이상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1950년대 중반 일본에서 폴리아크릴 섬유 산업이 시작되면서 아클리로나이트릴을 MSG를 합성하는 기본 재료로 사용하기도 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MSG는 거의 모두 식초와 요거트를 만드는 방식과 유사한 박테리아 발효법을 이용한다. 발효를 마친 후 중화를 위해 나트륨을 첨가한다. 코리네박테리움(Corynebacterium)을 이용하여 발효가 이루어지며 사탕무, 사탕수수, 타피오카, 당밀(molasses)에서 추출한 탄수화물과 암모니아 속에서 발효된 아미노산은 L-글루탐산으로 추출된다.[1]


그런데, 왜 만인의 사랑을 받는 조미료인 MSG가 자폐증 유발 원인으로 지목되었을까? 그 이유는 바로 과다할 경우 신경세포를 파괴할 수 있는 글루탐산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루탐산 폭풍을 참고하자.) 또 다른 문제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유아식에 첨가를 금지했으며 혈액-두뇌장벽(BBB)을 통과하여 신경세포를 죽이는 신경독물질로 작용할 수 있는 MSG가 유아용 조제분유에도 들어간다는 것이다.[2] (외제 분유라고 많이 먹였는데, 독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림 1. 조제분유 속에 함유된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산과 글루탐산


이야기가 여기까지 뿐이었다면, 좀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었겠지만 MSG를 제거한 다이어트를 시작한 후 자폐증이 없어졌다는 기사까지 있다. (믿거나 말거나류의 기사일까? 그래도 따로 돈드는 것도 아닌데, 한 번쯤은 시도할 만하지 않은가?)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의 자폐성 장애인 딸을 두고 있는 생화학자 캐더린 리드(Katherine Reid)는 신경발달 장애의 해독제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그것은 단순히 식습관을 변경한 간단한 것이다. 사실, FDA가 자폐증 치료를 위해 승인한 의학적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연요법, 프로바이오틱스, 대체 다이어트 등을 찾고 있다. 유명한 다이어트에는 글루틴/카제인 프리, 유제품 프리 등이 있다.


리드의 다이어트는 MSG를 제거하는 색다른 방법이었다. 그녀는 MSG가 첨가물 이름으로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는 1% 미만이고 대부분은 향, 콩단백, 보리 맥아, 펙틴, 옥수수 전분, 이스트 추출물 등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가공식품의 95%에 MSG가 포함되어 있지만 전혀 섭취할 필요가 없는 물질이라고 주장한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7살인 브루키가 완전히 자폐증에서 회복된 이유가 MSG를 사용하지 않는 식단을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일단 보기에는 회복된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자폐성 장애아 중 글루틴/카제인 프리 다이어트를 수행하고 있는 인구는 7% 정도로 추정된다. 이런 다이어트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것도 어렵지만 현재까지 아무도 MSG에 관한 연구를 하지 않고 있던 것도 사실이다.


브루키가 2살 때 발달에 이상이 발견되었는데, 인간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고 심각한 의사소통 문제는 물론이고 몇 시간씩 지속되는 분노발작을 보였다. 또한 소화 및 변비 문제도 있어 전형적인 자폐증세를 보였다. 리드는 자신의 딸이 자기만의 세상에 있었으며, 몇 시간 동안 퍼즐을 계속 맞추는 반복적 행동과 강박충동장애(OCD)를 보인 것을 비롯하여 유모차에 태워 평소와 다른 길로 가면 소리 지르고 분노발작을 부렸다고 말했다. 또한 특수교육을 제공하는 어린이집에 등록했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들이 눈을 돌린 것은 글루탐산의 영향이었다. 너무 많은 글루탐산이 몸속에 있을 경우 신경학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데 MSG가 그 불균형을 가속화시키고 악화시킨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만 브루키가 성장하면서 자폐증을 스스로 극복하는 시점과 맞물린 것일 수도 있지만 (과연 그런게 가능한가?) 그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리드는 자신이 치료에 참여한 자폐성 장애아 75명 중에 74명이 5주 내에 극적인 개선을 보였다고 말했다.[3]


자, 치료 성공 내지는 호전율이 99%에 근접한다. 이제 MSG 프리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가 아닐까? (문제는 과연 MSG를 피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1. https://en.wikipedia.org/wiki/Monosodium_glutamate

2. http://www.babyloveproducts.com/infantformula.html

3. http://www.sfgate.com/health/article/Chemist-says-omitting-MSG-cured-daughter-s-autism-5329126.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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