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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 Lee Feb 25. 2016

글루탐산 폭풍

두 얼굴을 가진 글루탐산의 무서운 능력

아미노산인 글루타메이트(glutamate, 글루탐산)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주요 신호전달 화학물질이다. 지렁이, 곤충을 비롯한 모든 무척추동물들이 글루탐산을 신경에서 근육으로 신호를 전달하는데 사용한다. 포유류에서 글루탐산은 주로 중추신경계(CNS), 두뇌, 척수 등에 존재하며 신경세포의 전달자 (신경전달물질) 역할을 한다. 사실, 거의 모든 두뇌 세포가 글루탐산을 이용하여 메시지를 교환한다. 더 나아가 글루탐산은 두뇌 세포의 에너지원이기도 한데, 평상시 에너지원인 글루코스(glucose)가 부족해질 때 에너지를 공급하는 백업 기능도 한다. 하지만 세포외 공간(extracellular spaces)으로 알려진 신경 세포 사이의 공간에 글루탐산의 농도가 너무 상승하면, 신경세포를 죽이는 독물질로 변한다. 일부 식품에 첨가제로 사용되는 글루탐산 나트륨(monsodium glutamate, MSG)에 들어 있는 글루탐산은 성인의 두뇌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유아의 경우에는 두뇌에 영향을 미치고 독물질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1969년에 식품의약품안전국(FDA)은 유아식에 MSG의 사용을 금지했다.[1]


잠재적으로 유해한 물질의 유용한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 글루탐산은 두뇌 세포 내에 안전하게 보관된다. 건강한 신경세포는 신호를 전달할 때만 글루탐산을 방출하고 즉각 회수한다. 세포 내의 글루타민 농축도는 외부보다 1만 배나 높다. 댐을 생각해보면, 막대한 양(1만 입방미터)의 물을 가두고 있는 댐이 발전을 위해 적은 양의 물만 방류하고 있는 것이다. 신경세포가 세포외 공간에 너무 많은 양의 글루탐산을 감지하면 즉각적으로 특수 보호 펌프를 가동하여 세포막을 통해 잉여 글루탐산을 흡수한다. 이 보호 펌프는 글루탐산이 정상 범위에 있을 때는 아주 완벽하게 작동한다. 하지만 글루탐산의 농도가 급격히 상승할 때가 있다. 이 경우 보호 펌프는 더 이상 상황을 통제할 수 없게 되고 글루탐산은 파괴력을 드러낸다. 글루탐산이 신경세포를 직접 죽이는 것은 아니지만 신경세포를 과도하게 흥분시켜 평상시에는 소량만 통과시키던 수용체가 대량의 물질의 통과를 허용하게 된다. 이 물질 중에 하나가 바로 나트륨(sodium)으로 삼투압 작용을 발생시켜 세포를 팽창시킨다. 이 팽창은 주변 혈관을 압박하게 되고 정상적인 혈류를 막아 산소와 글루코스의 공급을 방해하여 결국 세포를 괴사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세포 팽창은 일단 글루탐산이 제거되면 정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 나트륨보다 위험한 물질은 칼슘이다. 평상시에는 무해한 칼슘이 무제한적으로 세포에 흡수되면 신경세포의 필수 구조를 파괴시켜 세포를 죽이는 독이 된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이렇게 신경세포가 죽으면 그 안에 보관 중이던 글루탐산이 유출된다. 댐이 무너져 글루탐산 홍수가 발생한 것이다. 이 과도한 글루탐산은 더 많은 신경세포를 죽이고 글루탐산의 농도는 더 증가한다. 일종의 연쇄반응이 계속 늘어나 보호 펌프 작용이 정상화되어 유출된 글루탐산을 회수할 때까지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것이다. 이 현상을 '글루탐산 폭풍'이라고 부른다. 바로 이 글루탐산 폭풍은 뇌졸중(stroke)이나 뇌진탕(head trauma)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며 뇌혈관이 파괴되었거나 혈전으로 막혔을 때 갑작스러운 두뇌 세포의 손상으로 시작된다. 이때 손상된 지역의 핵심(core)이 크지 않고 두뇌의 중요한 영역에 위치하지 않았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지만 핵심 영역은 살릴 수가 없다. 그래서 적절한 조치가 따르지 않으면, 계속해서 2차, 3차 두뇌세포 파괴가 일어나기 때문에 응급조치를 바로 취해야 하는 것이다. 흔히 골든타임이라고 부르는 4시간 30분은 더 이상의 신경세포의 손상을 막고 유출된 글루탐산을 흡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가리키는 말이다.[2]


여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 글루탐산과 자폐증 간의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가장 급진적인 주장은 백신이 영유아의 두뇌에 글루탐산 폭풍을 일으켜 비가역적인 두뇌 손상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백신에 글루탐산을 첨가한 것일까?


백신 사용을 옹호하는 'HARPOCRATES SPEAKS'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에 따르면, 글루탐산이 함유된 MSG는 풍미를 향상시키는 특성 외에도 안정제로서 역할을 하며, 화학물질 서로 반응하거나 분리되는 것을 막고 햇빛에 따른 산화나 손상도 방지할 수 있어 직사광선 노출시 변질될 우려가 있는 백신에 투입하는 첨가제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백신에 MSG를 첨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럼 어느 백신에 얼마나 들어가는지 살펴보자. 사실 MSG를 함유한 백신은 많지 않다. MMR-II 백신의 배양과정에서 영양제와 성장제로 글루탐산을 사용하지만 최종 제품에는 매우 소량만 남는다. 그 외에 플루미스트(FluMist, 0.188 mg/0.2 mL)에 MSG가 들어가고 L글루탐산 나트륨(monosodium L-glutamate, MSG의 새로운 이름이다!) 형태로 프로콰드(ProQuad, 0.4 mg), 조스타박스(Zostavax, 0.62 mg), 베리박스(Varivax, 0.5 mg)에 들어가며, 글루탐산 칼륨(potassium glutamate) 형태로 랩어버트(RabAvert, 1 mg)에 들어간다. 이게 얼마나 적은 양인가 하면 콩 반 컵에는 베리박스의 48배, 플루미스트의 127배에 해당하는 글루탐산이 들어있다. 모유 한 컵에는 베리박스의 352배, 플루미스트의 936배의 글루탐산이 들어있다. 안전한 일일 섭취량은 베리박스의 만 2천 배, 플루미스트의 3만 2천 배에 해당한다. 간단하게 말해, 어떤 형태로 든지 백신에 들어가는 글루탐산은 평소 접하는 글루탐산에 비해 극미량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3]


하지만, 백신의 첨가제와 식품에 포함된 글루탐산을 비교하는 것이 과연 동등한 것일까? 백신에 들어 있는 글루탐산이 아주 미량이라고 해도 혈관으로 바로 투입되어 두뇌까지 도달할 수 있을 텐데 적은 양이라서 상관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FDA가 유아식에 첨가를 금지했던 MSG를 백신에 넣은 것은 옳은 일일까?


미국의 경우 1950년에는 6살까지 7개의 백신을 접종받았다. 하지만 2013년에 당신의 자녀가 질병통제 및 예방센터(CDC), 미국소아과학회(AAP), 미국가정의학회(AAFP)가 추천한 소아 백신 계획을 따른다면 6살 이전까지 36개가 넘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4] 투입되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는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백신 첨가제는 어쩔 것인가? 그래서 나온 대안이 MMR 같은 복합백신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한 가지 더 늘려 수두(Varicella)를 추가한 MMRV가 등장했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일본은 1993년부터 MMR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자폐증의 발생을 우려해서 취한 조치였는데, 이후 MMR 접종을 중단했음에도 자폐증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5] 이것은 백신-자폐증 연관성을 반박하는 자료로 많이 제시되고 있지만 어찌 보면, MMR이라는 특정 백신의 문제가 아니라 역으로 전체 백신의 총량이 문제가 되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아닐까?



1.  Warren J. Belasco, Appetite for Change p.140

2. http://www.dana.org/Cerebrum/2007/Protecting_the_Brain_from_a_Glutamate_Storm/

3. http://www.harpocratesspeaks.com/2012/10/demystifying-vaccine-ingredients-msg.html

4. https://vactruth.com/history-of-vaccine-schedule/

5. Honda H1, Shimizu Y, Rutter M., No effect of MMR withdrawal on the incidence of autism: a total population study, Child Psychol Psychiatry. 2005 Jun;46(6):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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