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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쥬쓰 May 14. 2024

[초보 팀장의 일기] 나 잘하고 있나요?

나를 증명해야 할 것 같았다

23년 10월 팀장이 되면서 나와 함께한 팀원은 3명이었다. 퇴사를 꿈꾸고 있었지만, 그 꿈을 접고 다시금 잘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했다. 또 다른 환경이 되었으니 일 년 정도는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팀장으로서 잘 해내고 싶었다.


첫째, 팀원을 잘 이끄는 것에 집중했다.

둘째, 팀원들과 불화 없이 팀을 잘 이끄는 것에 집중했다.

셋째, 정해진 시간 안에 그렇다 하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 애썼다.


원하는 기댓값을 우리 팀에 적용하려고 하니 몇 가지 의문과 어려움이 생겼다.

첫째의 첫째, 팀원을 잘 이끄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둘째의 둘째, 한 팀원이 맘처럼 안되네, 어떡하지?

셋째의 셋째, 제발 결과물을 가져와. 아니면 안 된다고 말이라도 해주던가. 말 좀 하란 말이야.


처음 두 달간은 ’ 내가 팀장으로서 얼마나 잘 해내는지 보여줘야 해!‘라는 생각이 강했다. 더 윗상사와 함께하는 회의시간이면 예민해지기도 했고,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팀원에게 잔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또 나를 증명해내고 싶어서 애쓰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내려놓았다. 같이 고민해 보자고 솔직히 말하기도 했고, 사전에 논의되지 않은 내용들을 뜬금포로 회의시간에 가져와도 크게 감정이 상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의견을 주거나 다음에 따로 얘기하자고 말하면 그뿐이었다.


나 혼자 할 때보다 함께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웠다. 나의 생각이 상대의 생각과 합을 이루어야 했고, 나의 생각처럼 되지 않았던 사람이나 상황들을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야 했다. 결국에는 해낼 수 있는 사람에게 해낼만한 일을 주어서, 개인의 역량 100%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찾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팀장이 되고 5개월이 넘어가는 때에는 업무를 분배하는 것이 조금씩 익숙해지게 되었다.


그리고 더 이상 '나는 잘하고 있는가?’를 묻지 않기로 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뿐, 나를 도와줄 사람은 회사에 많고 많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팀장이 되면서 분명히 느낀 것은 잘 모르겠으면 주변에 다 물어물어 해도 된다는 것이고, 오히려 그게 현명한 대처라는 것이다. 그래서 혼자 끙끙대며 애쓰지도 않고, 남들이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아도 조급해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팀원일 때는 어떻게든 혼자서 해내려고 애썼던 것 같다.)


가끔씩 팀원이고 싶을 때가 있지만 이전보다 조금은 성장한 나를 느끼며, 이 회사에서 팀장으로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어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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