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10일차 : 인도 2일차
인도에서의 하룻밤이 지나고 우리는 혼란의 도시를 벗어나서 강 건너의 하우라 정션 역으로 갔다. 우버를 잡고 이동했는데 40분 정도 여유를 두고 출발했다. 그런데 이렇게나 시간이 급박할 수가... 차가 어찌나 막히는지, 앞으로 가질 못하는 게 아닌가. 일분이 급박한 상황에서 거스름돈도 제대로 돌려받지 않고 급하게 뛰어 들어가니 아직 기차는 출발하기 전이었다. 출발시간에 딱 맞춰 들어가서 숨을 돌리고 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기차는 다소 느긋하게 출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우리가 승차한지 3,40분이 지나자 덜컹-거리며 거대한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소 부산한 출발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길고 긴 기차의 여정이 시작됐다.
잘 있어, 콜카타. 기다려라 바라나시.
콜카타에서 바라나시까지는 보통 14시간 정도 각오하면서 간다. 하지만 우리는 기차표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무려 18시간짜리 기차를 타야 했다. 침대칸이기는 했지만 3층 칸에 타지 않는 이상 1,2층 칸의 승객들은 잠자는 시간 전까지는 졸지에 1층 침대칸을 좌석 삼아 앉아가야 했다. 마침 아이패드에 예전에 넣어놨었던 강철의 연금술사가 생각나서 오랜만에 보면서 가기로 했다.
창밖을 보며 풍경 한 번, 만화책 한 권 보고를 반복하니 몇 시간이 훌쩍-지나가 있었다. 물론 엉덩이도 점점 배기기 시작했다. 19시, 20시쯤 되니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우리 앞의 아저씨도 "sleep" 을 말하며 일어서라고 손짓했다. 1층 좌석의 등받이 역할을 하던 2층 침대칸을 펴니 3층으로 이루어진 1칸의 침대칸 완성. 나는 1층(Lower) 칸에 탔고 친구는 2층(Middle) 칸에 탔는데 중국에서의 경험도 있었고 꽤나 아늑했다. 여정이 피곤했는지 꽤 이른 시간에 잠들었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사람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소리에 깼는데 어느새 바라나시 정션 역의 바로 전 역까지 도착해있었다. 주섬주섬 짐을 챙기며 우리도 내릴 준비를 했다. 인도에서 가장 인도 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곳, 인도의 블랙홀이라고도 불린다는 이곳, 바라나시에 도착했다.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