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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멱 Oct 14. 2017

30 아부다비 : 셰이크 자예드 그랜드 모스크

세계일주 28일차, UAE에서 휴식 중


아부다비는 아랍 에미리트 연합국과 아부다비 토후국의 수도이면서 1950년대 원유 발견 이후 아랍에미리트 경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 도시다. 하지만 그 중요도에 비해 아부다비는 정말로 볼 게 없는 곳이기도 한데, 그 와중에도 꼭 두바이를 들를 때 아부다비도 하루쯤은 꼭 왔으면 하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셰이크 자예드 그랜드 모스크 때문이다.

셰이크 자예드 그랜드 모스크는 아랍에미리트에서 가장 거대한 이슬람 사원이면서 그 예배당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페르시아 융단, 한마디로 카펫이 깔려있다. 먼저 외관부터 이야기하자면, 타지마할보다 하얗게 만들어진 모스크는 햇빛을 받아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눈부시고, 반짝반짝하게 닦아놓은 중앙 광장은 마치 수면에 그림자가 비치듯 반대쪽 회랑이 거꾸로 보인다. 또 그 위에 장식되어 있는 조각들과 바닥에 그려져있는 꽃문양은 매우 화려해서 관광객들의 눈을 홀린다. 규모도 얼마나 거대한지,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 위에 하얗게 빛나는 모스크를 보면 누구나 셰이크 자이드 모스크에 도착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신발을 벗고 내부를 들어가면 화려함은 더 빛을 발한다. 내부는 좀 더 다양한 색으로 치장되어 있는데 단순히 그림이 아닌 조각을 통해 내부 장식을 했고 예배당으로 들어가면 높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천장에, 매달려 있는 것만으로도 위태로워 보이는 샹들리에(모스크에 있는 장식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맞을까)가 마치 화려한 묘기라도 부리듯 우리를 반긴다. 그 밑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카펫이 폭신하게 차가웠던 방문객들의 발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준다. 조금은 예식장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그 규모와 화려함에 압도당해 말 그대로 입을 다물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참 많은 건축물들을 봐왔고, 역사 유적을 보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현대건축물을 보면서 이렇게나 감동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그 뒷배경이나 역사를 모두 제쳐두고 순수하게 그 건축물만을 두고 봤을 때 사실 감동은 타지마할보다 더 강렬했다. 하지만 또, 우리가 봐왔던, 많이 파괴되고 훼손됐던 역사적 건축물들도 당대에는 이렇게나 화려하고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했겠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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